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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 "개인 타이틀 욕심 없다. 목표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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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 "개인 타이틀 욕심 없다. 목표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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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분기 성장률 4.3%…시장 예상 상회
다승·탈삼진·승률 1위에 ERA 2위 질주
'폰세 천하' 비결은 "포수 최재훈의 리드 덕분"
외인들의 개인 타이틀 추격엔 "경쟁해야 발전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8K 달성한 SSG전
"한국 야구 레전드 선동열과 함께 거론돼 영광"


한화의 코디 폰세가 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1회 투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의 코디 폰세가 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1회 투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의 코디 폰세가 4월 2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은 후 포효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의 코디 폰세가 4월 2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은 후 포효하고 있다. 한화 제공


2025 프로야구 전반기는 '폰세 천하'라는 표현으로 정리된다. 올 시즌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코디 폰세는 18일 기준 다승 공동 1위(9승) 탈삼진 1위(129개) 평균자책점 2위(2.16) 등 투수 주요 지표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 단 한 번의 패전도 떠안지 않으며 '승률 100%'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유지 중이기도 하다. 외인 최초의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1위)'의 강력한 후보 폰세를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났다.

"개인 타이틀 욕심은 진짜 전혀 없어요. 오로지 한국시리즈 진출이 목표입니다."

폰세는 투수 4관왕 달성 가능성을 묻자 개인이 아닌 팀의 지향점으로 대답을 갈음했다. 그는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게 내가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유이자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라며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재차 팀을 개인보다 앞에 뒀다.

코디 폰세(오른쪽 두 번째)가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코디 폰세(오른쪽 두 번째)가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폰세의 '팀 퍼스트' 정신은 동료들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특히 배터리를 이루고 있는 포수 최재훈에 대한 고마움을 꾸준히 표현해왔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폰세는 "최재훈을 만난 건 한화에 와서 얻은 최고의 행운 중 하나"라며 "그의 사인을 100% 신뢰하고 투구한다"고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했다.

1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아홉수'에 걸린 그가 믿는 구석도 최재훈이다. 폰세는 시즌 2승을 거뒀던 4월 9일부터 무려 7연승을 내달렸지만, 이후 다소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최근 5경기에선 단 1승만을 챙겼다. 통역을 통해 아홉수에 대한 설명을 전해 들은 그는 호기심 섞인 표정을 지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최재훈이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의 콜을 믿고 던지면 빠르게 아홉수가 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디 폰세가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6회 역투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코디 폰세가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6회 역투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폰세가 주춤한 사이 다른 외인투수들이 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라이언 와이스(한화)와 라일리 톰슨(NC)은 17일 나란히 승리를 챙기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드루 앤더슨(SSG)은 15일 인천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위(2.09)를 탈환했고, 동시에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폰세와의 탈삼진 격차를 10개로 좁혔다.


그러나 폰세는 이 역시 개의치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야구장 안에서는 적이지만, 크게 보면 외국인 동료들"이라며 "그들이 잘 던지면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고, 그래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팀메이트 와이스와 경쟁에 대해서는 "당연히 서로를 응원해주고 있다"며 "둘 다 잘해야 팀에 시너지 효과가 퍼진다. 한국시리즈를 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폰세가 지난달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낸 후 포효하고 있다. 한화 제공

폰세가 지난달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낸 후 포효하고 있다. 한화 제공


개인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폰세임에도, 올 시즌 그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준 경기는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 지난달 17일 대전 SSG전이다. 당시 그는 8이닝 동안 1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991년 선동열(13이닝 18탈삼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폰세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며 "특히 한국 레전드 투수와 같이 거론돼 무척 영광"이라고 전했다. 한국 야구에 대한 그의 존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팀 동료 류현진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폰세는 "류현진은 빅리그에서 10년을 주전으로 뛰었을 뿐 아니라, KBO리그에서도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고 있다"며 "보고 배울 게 참 많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폰세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부산=박주희 기자

폰세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부산=박주희 기자


류현진은 그런 그에게 "7년은 더 한화에서 뛰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라"고 농담 섞인 조언을 건넨 적이 있다. 시즌 후 폰세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팬들의 우려를 대변한 말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웃으며 "미래에 대한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일단 올 시즌 최종목표(한국시리즈 진출)에 집중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부산 =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