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착하게 살게, 나도 기증할게…나중에 보자 사랑해”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리고 떠난 한인애(65)씨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평소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하던 60대 여성이 세상을 떠나며 2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5월22일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한인애(65)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5월12일 집에 쓰러져 있는 한씨를 남편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삶의 끝에 하고 싶은 일 ‘누군가를 살리고 싶어’

뇌사 상태에 빠진 한씨의 몸에는 점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한씨의 가족들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무작정 버티게 하는 것이 오히려 한씨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이에 평소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하던 한씨의 따뜻한 마음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리고 떠난 한인애(65)씨는 가족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부산에서 2남3녀 가운데 넷째로 태어난 한씨는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았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보건소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혼 뒤에는 가족에게 헌신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갔고 작은 것이라도 남에게 챙겨주길 좋아했다. 언제나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는 부지런한 사람이기도 했다.

한씨의 딸 정지혜씨는 엄마를 보내며 엄마처럼 살겠다고 다짐했다. 정씨는 “엄마, 갑작스럽게 떠나서 너무나 보고 싶고 미안한 것들만 생각나는 것 같아.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하고 재미있게 잘 지내. 더 이상 가족 걱정하지 말고, 우리도 엄마처럼 착하게 살려면 기증해야 할 것 같아. 나중에 보자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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