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테크M 언론사 이미지

"1만원 이하 주문 수수료 무료"...배민, '한그릇' 배달에 베팅한 이유는

테크M
원문보기

"1만원 이하 주문 수수료 무료"...배민, '한그릇' 배달에 베팅한 이유는

서울구름많음 / 30.2 °
[배수현 기자]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1만원 이하 소액 주문 중개 수수료 면제를 담은 중간 상생안에 합의했다. 이번 상생안을 통해 1인 가구 증가로 소액 배달이 늘어나며 생기는 점주의 부담을 줄인다는 의도다. 이는 최근 2위인 쿠팡이츠와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배민에게 1인 가구 확보라는 또 다른 사업 전략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1만원 이하 주문 중개이용료 전액 면제

19일 우아한형제들은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중재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업주단체와 추가 상생방안에 대해 중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생안은 지난 3월부터 각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논의한 결과다.


추가 상생안의 주요 내용은 주문금액 기준 1만원 이하 주문 중개이용료 전액 면제 및 배달비 차등 지원 1만원 초과 ~1만5000원 이하 주문 중개이용료 등 차등 지원 프랜차이즈 본사 할인 쿠폰 중 업주 비용 부담의 경우 중개이용료 미부과 업주 편의성 개선 시스템 신설·강화 등이다.

기존 상생안의 경우 '배민1 플러스' 이용 업주를 대상으로 매출 규모에 따라 중개이용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를 차등적용했다. 총 4개 구간으로 나눠져 차등으로 적용됐으며 중개이용료는 기존 9.8% 대비 2~7.8% 포인트 인하된다. 이번 중간 상생안은 기존 상생안에 더해 이뤄진다. 매출 규모와 관계 없이 주문 금액에 따라 소액일 경우 중개이용료 및 배달비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아직 미정이며 입점업주들과 협의를 통해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중간 합의안을 시행할 경우 우아한형제들이 입점업주에게 지원하는 규모는 연간 최대 1000억원, 3년간 최대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입점업주 전담 상담센터 구축 손실보상 접수 시스템 개선 업주의 서면절차 양식 간소화 입점업주와 라이더 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입점업주의 편의성 향상을 위한 방안도 신설 또는 강화됐다. 그간 배달 플랫폼의 경우 입점업주들이 받을 수 있는 별점 테러나 블랙 컨슈머 등 피해에 대해 소극적인 대처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상생안에는 이러한 지적을 보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배민이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인 가구 잡아라...소액 주문에 화력 집중

우아한형제들의 이번 상생안은 소액 주문에 집중됐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소액 주문이 증가하자 이에 따른 입점업주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동시에 새로운 고객 유입까지 꾀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사진=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 제공

/ 사진=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5%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소액 주문의 증가로도 이어졌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이번 추가 상생안의 지원 대상이 되는 1만원 이하, 1만원 초과~1만5000원 이하 금액의 주문수는 현재 배달의민족 전체 배달 주문수 중에 3분의 1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배민은 업계 2위인 쿠팡이츠가 거세게 추격 중인 만큼 소액 주문 확보를 통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 1월 1000만명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난 5월 111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 MAU는 지난 1월 2260만명에서 지난달 2240만명으로 소폭 줄었다. 아직 수치상 격차는 있지만 쿠팡이츠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1위 수성이 위태롭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민은 상생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더불어 1인 가구 고객 및 소액 주문 확장을 위해 점주들을 '우군'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 3월 포장 주문 서비스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하며 입점업주의 부담감을 낮춘 바 있다. 따라서 배민도 지난 3월부터 업주의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다 1인 가구 트렌드도 반영한 소액 주문에 집중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그릇' 배달, 점주 부담↓이용자 수↑

현재 배민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상을 반영해 1인분 식사에 적합한 음식 메뉴를 모아놓은 서비스인 '한그릇' 카테고리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 이용자들은 한 그릇만 주문하고 싶어도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추기 위해 메뉴를 추가하거나 원치 않는 양을 주문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는데, 한그릇 서비스를 통해 이러한 불편이 해소되면서 더 많은 이용자가 찾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음식배달과는 달리 최소주문금액이 없어 고객은 더 편하게 주문할 수 있고, 무료 배달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 6월 첫 주 한그릇 주문 건수가 전월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이처럼 배달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배민 측은 더 많은 1인 가구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중간 상생안을 통해 입점 업체의 중개이용료와 배달비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서 더 많은 업주가 한그릇 서비스에 입점할 가능성도 있다. 배민은 이로 인해 1인분만 주문하던 고객이 다음번에 더 많은 금액을 재주문하거나, 단골 가게를 만드는 등 이용 패턴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주는 한그릇 배달을 마케팅 수단을 활용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이용 편의를 증진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번 중간 합의안으로 입점 업체의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계기를 만들게 됐다"며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액주문에 대한 지원으로 소비자에게는 편리함과 혜택을, 업주에게는 주문수 확대와 부담 완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