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에서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이 “트럼프의 파시스트 열병식에 '노'라고 말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025.6.15. 연합뉴스 |
트럼프의 정책 변화로 이탈하는 미국 연구 인재를 영입하고자 각국이 치열한 눈치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가 주도하는 '이노코어 연구단' 출범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UNIST를 포함한 KAIST, DGIST, 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은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을 공식 출범했다. 연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공지능(AI) 융합 분야 청년 과학자 유치를 통한 글로벌 연구자 육성이다.
4대 과기원은 각 연구 분야의 주관기관 역할을 맡는다. UNIST는 AI+에너지 분야에서 △지능형 수소기술 혁신연구단 △AI-태양광 연구단을 구성했다. KAIST는 △AI 모델 분야 초거대언어모델 혁신 연구단 △제조 AI 분야 AI 기반 지능형 설계·제조 통합 연구단 △AI+바이오 분야 AI 혁신신약 연구단 △AI+항공·우주 분야 AI Transformed Aerospace 연구단을 출범했다. DGIST는 △피지컬 AI 분야 바이오 체화형 피지컬 AI 연구단, GIST는 △AI+바이오 분야 뇌질환 조기진단을 위한 AI+나노 융합연구단 등 특화 분야를 선정했다.
최근 해외 연구자 리쿠르팅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최경진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AI 우주 태양광 연구단장)는 이번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규모 해외 인재 영입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다만 현재 리쿠르팅이 진행 중인 미국 동서부 주요 대학에서 사전 인터뷰 건수가 상당수 접수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번 해외 채용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급여다. 지금까지 국내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처우는 보통 연 3000만~5000만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노코어 프로그램은 연 9000만원 연봉을 제시한다. 최 교수는 “국내외 우수 박사후 연구원을 유치하는 데 있어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이노코어 프로그램에서 영입하고자 하는 인재는 박사후 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으로 박사학위 취득 이후 정규 교수직이나 연구소 상근 연구직에 진입하기 전 교량적 위치에 있는 인재”라며 “현재 제시된 연봉은 미국이나 유럽 주요 기관의 박사후 연구원 수준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노코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국내 과학원 소속 연구진과의 협업도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다. 이들과 협업한다면 해외 출신 박사후 연구자 역시 그 이상의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에 들어온 연구자들은 AI 영역을 포괄하는 연구에 투입된다. 빅데이터 구축, 머신러닝 및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 나아가 거대언어모델(LLM)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AI 분야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UNIST는 'AI-우주 태양광'이라는 명확한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최 교수가 소속된 AI·태양광 연구단은 AI 기술을 통해 최소한의 실험으로 우주 환경에서의 태양전지 성능과 열화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작지만 효율적인 우주 태양광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그는 “현실적으로 우주 환경 실증 실험이나 지상 정밀 모사 실험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단순히 AI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우주 환경 대응형 소재와 구조를 도출하는 데 핵심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가 꼽은 연구자 육성과 후학 양성 대안은 예측 가능한 지속적인 지원이다. 박사후 연구원처럼 초기 경력 연구자 양성의 경우,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경력 진입에 성공하는 선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성공 사례가 누적될수록 참여를 희망하는 후속 인재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국내 인재 생태계의 자생적 발전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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