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파괴력에 무장정파도 생존 기로에”
이라크 민병대는 자신들 이익 지키기에 급급
“美개입시 반미 감정 자극해 상황 달라질수도”
이라크 민병대는 자신들 이익 지키기에 급급
“美개입시 반미 감정 자극해 상황 달라질수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이 지원한 무장정파 대부분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구축해 이스라엘을 압박했으나, 무장정파는 사실상 양국 간 충돌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WSJ은 이란이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들 무장정파들 또한 그들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그간 압도적인 군사력과 정보력을 과시하면서 무장정파들이 이스라엘과의 정면 충돌을 꺼린다는 의미이다.
한때 ‘저항의 축’에서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이었던 헤즈볼라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격 이후 단 한 발의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한 고위 지도부를 살해하고 헤즈볼라의 무기 상당수를 파괴하면서 군사력과 지도력이 궤멸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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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의 총수인 압둘-말리크 알-후티 사진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있는 후티 대원들.(사진=AFP) |
WSJ은 이란이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들 무장정파들 또한 그들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그간 압도적인 군사력과 정보력을 과시하면서 무장정파들이 이스라엘과의 정면 충돌을 꺼린다는 의미이다.
한때 ‘저항의 축’에서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이었던 헤즈볼라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격 이후 단 한 발의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한 고위 지도부를 살해하고 헤즈볼라의 무기 상당수를 파괴하면서 군사력과 지도력이 궤멸된 상태다.
하마스 또한 이스라엘과 전쟁을 20개월째 이어오면서 지도부 상당수가 살해됐다.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시파아 민병대도 과거처럼 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지 않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15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이란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WSJ는 일부 무장정파들은 이제 자신들의 이익에 더 집중해 충돌이 확대되면 잃을 것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는 현재 석유 사업으로 부를 쌓고 있다. 전력 재건 중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전쟁 당시 이란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레나드 만수르 선임 연구원은 “지금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라며 “이들 모두 이러한 유형의 군사 작전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 모두 이스라엘을 두려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인 케임브리지 대학의 엘리자베스 켄달 박사는 “이란이 (이스라엘의)정보기관들에 의해 이렇게 깊숙이 침투당했다는 사실은 후티 반군에 매우 충격적이었을 것”이라며 “아마 그들은 지금은 조용히 몸을 낮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결국 자신을 드러내게 되고 그들의 위치도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는 동안 후티 반군이 전쟁에 참여할 적절한 시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예멘 전문가 아흐메드 나기는 “후티 반군은 이란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충돌에 대한 후티 반군의 제한적 개입은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나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대(對)이란 공격에 개입한다면 이들 무장정파의 계산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개입이 이들의 반미 감정을 자극해 이란과의 연대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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