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비자가 가격표를 보고 직접 약을 장바구니에 담는 마트 같은 약국이 등장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을 반기지만, 약사 업계는 약의 오남용을 우려합니다.
성화선 기자입니다.
[기자]
손님들이 카트 장바구니에 가득 담는 건, 각종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입니다.
평일 오후인데도 계산대엔 길게 줄이 이어졌습니다.
[김태용/경기 성남시 신흥동 : 이것도 필요하다 저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나면서 이것저것 고르다 보니까 많이 사게 되긴 했는데…]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창고형 약국입니다.
상주하는 약사들은 손님들의 복약 상담을 이어갑니다.
[정두선/창고형 약국 대표 약사 : 하나씩 하루 3번씩 드시면 돼요. (다른 약품과) 성분은 다 비슷해서…]
제품마다 가격표가 붙어있어 자유롭게 비교도 가능합니다.
[박주원/서울 도곡동 : 가격이 일단 싸고 살 게 많아서 좋죠. 여행 갈 때는 꼭 들를 것 같고요. 살 게 많은데 여긴 다 구비돼 있으니까.]
다만 모든 품목이 저렴한 건 아닙니다.
진통제, 소화제 가격은 일반 약국보다 저렴한 편인데 반면 상처에 붙이는 밴드는 온라인 쇼핑몰보다 비쌉니다.
또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현재 취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초대형 약국이 생기면서 인근의 동네 약국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네약국 : 객수(손님 수)가 많이 줄었다고 그런 느낌이 (있죠.) 대응이 안 돼서 가격을 저희는 (창고형 약국에) 맞출 수가 없어서 사실 대응 방안이 없어서…]
주변 약국뿐 아니라 약사 업계도 전반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우후죽순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경기도 약사회 관계자는 "약을 쇼핑하듯 사게 되면 결국 오남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걸 둘러싸고도 일부 약사들 반발이 컸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와 동네 약국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박대권/ 영상편집 김황주 / 영상디자인 유정배]
성화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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