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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출갭은 커리어 하이" 치기만 하던 박해민, 선구안 깨우쳤나…끝내기 만든 볼넷 '운' 아니었다

스포티비뉴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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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출갭은 커리어 하이" 치기만 하던 박해민, 선구안 깨우쳤나…끝내기 만든 볼넷 '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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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박해민은 지난해까지 '쳐서 출루하는' 타자였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1시즌 동안 타석당 볼넷이 10%를 넘은 시즌은 두 번 뿐이다.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순수출루율'이 0.100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는 홍창기가 시즌아웃 부상으로 이탈한 뒤 뭔가 달라졌다. '홈플레이트가 작다'는 걸 불현듯 깨달은 덕분이다.

박해민은 17일 잠실 NC전에서 역대 최초 12년 연속 20도루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17일 경기가 완패로 끝나면서 기록 달성 소감을 밝힐 기회가 없었던 그는 18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났다. 인터뷰 주제는 도루로 시작해 타격으로 바뀌었다. 박해민도 도루를 많이 하려면, 오랫동안 많이 하려면 타격에서 더 나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해민은 "일단 연속 시즌 20도루 기록을 깨고 싶었는데 첫 번째 목표는 달성했다. 그 다음은 500도루도 있지만 김일권 선배가 보유한 도루왕 5번도 깨보고 싶다. 통산 도루 기록도 얼마 전 전준호 선배 만났을 때 '네가 한 번 깨달라'고 하셔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지켰다. 올해 도루왕이 된다면 두 번째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 통산 도루는 432개로, 전준호 해설위원의 역대 최다 기록 549도루에는 아직 117개가 부족하다.

박해민은 그러면서 "출루율은 생각한 것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공을 골라내는 능력은 좋아진 것 같은데 결국 얼마나 더 쳐서 나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도루에 의한 육체적 피로보다 타격이 안 될 때의 정신적 피로가 더 크다며 웃기도 했다.

결론은 타격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얘기다. 박해민은 "돌고 돌아서 타격이다. 수비나 도루에서는 아직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격만 받쳐주면, 아직은 시기상조 같지만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역대 최다 도루 기록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볼넷이 늘어난 이유는 우연이 아니었다. 박해민은 "훈련 때부터 정해진 코스만 치려고 한다. 스트라이크존이, 홈플레이트가 작았구나 하는 걸 올해 많이 느꼈다. 그러면서 볼넷이 많이 늘었다. 또 ABS가 경기 안에서는 일정하니까 어떤 코스는 볼이다 하는 걸 깨달으면서 볼넷이 늘고 출루율이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타출갭(타율과 출루율의 차이, 순수출루율)만 보면 커리어 하이 시즌처럼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18일까지 박해민의 타율은 0.244지만 출루율은 0.370으로 준수하다. 순수출루율은 0.126으로 규정이닝 타자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1위 권희동 0.168).

박해민은 "선구안이 훈련을 통해서도 좋아질 수 있따는 걸 느끼고 있다. (홍)창기랑도 대화를 많이 했는데 창기가 말하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경지를 넘었더라. 약간 게임하는 것처럼 궤적이 보인다는데. 나는 홈플레이트가 작으니까 굳이 벗어나는 공을 칠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박해민의 달라진 선구안은 LG의 끝내기 승리로 이어졌다. 박해민은 18일 NC전에서 9회말 1사 후 류진욱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볼카운트 1-2로 불리한 상황에서 6구와 7구를 골라내고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8구째 포크볼을 커트한 뒤 9구째 직구를 다시 골라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신민재의 우전안타에 3루로 질주한 뒤 송찬의의 땅볼에 홈을 밟아 9-8로 경기를 끝내는 점수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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