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뛰자, 건설 주도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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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 주 1개월 상승률/그래픽=김지영 |
건설업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새 정부 내수 부양책과 금리 인하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새 정부 대표 유망 업종인 '지금조방원'(지주·금융·조선·방산·원자력) 외에 건설주도 올 하반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KRX건설 지수의 종가는 675.37로, 1개월 동안 32.52% 뛰었다. KRX 지수 중 둘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76.52% 급등했다. 동부건설(등락률 30.25%), 대우건설(23.58%), GS건설(21.96%), 금호건설(20.35%) 등은 2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태영건설과 KCC건설은 각각 18.29%와 17.78% 뛰었다.
건설 주가 최근 1개월간 급등한 것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내수 부양책을 내놓고, 앞으로 기준금리도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21주 연속 상승했고, 전세가는 18주 연속 올랐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택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주택주 펀더멘털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은 주변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은 가격에 따른 사업성 여부가 중요한 지역들이다. 가격이 상승하면 착공할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고, 이 경우 물량 확대, 착공 증가는 주택주들의 실적 증가로 이어진다.
앞으로 주택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조와 적극적인 재정 지출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주택 가격 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존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던 악성 현장의 비중이 감소하는 것 역시 주가에 긍정적이다. 악성현장이란 2021~2022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가율이 크게 상승해, 착공하더라도 건설사에 이익이 남지 않는 현장을 의미한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 착공물량 준공이 본격화되면서 이러한 악성 현장의 매출 비중이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건설업종의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익 개선"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설사들의 매출은 저점을 형성하지만, 내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저마진 사업장의 준공과 안정화된 주택사업 물량 매출 인식 효과로 올해는 건설사들 실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인건비와 원재료비를 포함한 공사비는 여전히 비싼 만큼 건설사 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싼 공사비를 상쇄할 수 있는 수익성 높은 사업을 하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건설사들은 실적 개선이 더딜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LS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은 업종 내 최선호 주로 현대건설을 제시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하반기 실적은 기저효과와 수익성 정상화로 보다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전 사업이라는 상승 동력도 있는 만큼 현대건설을 업종 최선호 주로 유지한다"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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