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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너비스와 에너비스SK 주유소. /사진=구글스트리트뷰 |
중동발 긴장에 따라 주가가 폭등한 코스닥 상장사 중앙에너비스는 오너 일가의 영향권 밖에 있는 유동주식수가 전체 발행분의 20% 남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기업임에도 매물이 잠긴 상황이 주가를 띄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발 긴장이 시장의 비이성적 판단과 과열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8일 중앙에너비스는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4.43% 상승한 2만125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9일 1만2870원에서 한달 만에 65.1% 급등해 시가총액이 1323억원을 나타냈다. 적자 상태로 PER(주가수익비율) 산출이 불가능한 중앙에너비스는 1946년 설립된 석유 유통업체다. SK에너지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한남동, 수서동 등 수도권에서 주유소 8개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 구조를 보면 유류판매가 94.83%를 차지한다. 최근 석유 종목들이 유가 급등에 기댄 현상임을 감안하면 주유소 1곳당 165억원의 시가총액(전체의 12.5%)으로 평가받는 셈이다.
구글 스트리트뷰와 공시 문건으로 분석한 한남동 중앙에너비스 본사는 SK주유소(중앙에너비스 소유 주유소 시설)와 같은 한남대로 82 부지에 있는 구조였다.
해당 주유소는 주유기 몇 대가 설치된 전형적인 구조의 주유소로 외형상 특출난 규모가 아니었다. 회계 장부상 가치는 33억원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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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AFP=뉴스1) 김예슬 기자 =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25.06.1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테헤란 AFP=뉴스1) 김예슬 기자 |
중앙에너비스의 매출액은 2022년 716억원에서 2023년 555억원, 2024년 498억원으로 3년간 30%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5억원 흑자에서 2024년 9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도 2억원 손실을 입었다.
중앙에너비스는 사업보고서에서 "고객 가격 민감도와 환경규제 정책 강화로 매출이 저조하다"고 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중앙에너비스의 수도권 시장점유율은 올해 1월 1.0%에서 2월 0.9%로 떨어졌다.
석유 유통 마진에 의존하는 유통업체는 제조업체와 달리 유가 상승이 수익성을 중대하게 바꾸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감에 따라 유가 급등이 주유량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오너 일가에 집중된 지배 구조와 적은 유통주식이 시장에서 눈길을 끈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한상열 대표이사 회장(17.09%)을 비롯해 한 회장의 남동생 한상은 대표이사 사장(16.88%), 한 회장의 딸인 한승희 전무(7.86%), 한조희(0.35%), 조카 한석희 이사(7.70%), 등 가족들이 회사 지분의 49.88%를 소유하고 있다. 자사주 보유 규모도 28.80%에 달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21.31%에 불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동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테마성 자금이 유입되면 주가가 실제 가치와 무관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석유 테마주의 주가 추이를 상식선상으로 받아들일 수 만은 없다"고 했다. 중앙에너비스 측은 주가 적정성에 대해서는 "공시를 보고 투자자들이 판단하면 된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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