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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이 발생한 직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2025.06.13. |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다음 날인 지난 14일(현지시각)부터 3일 간 중국에서 이란 방향으로 화물기 3편이 연달아 비행을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7일 보도했다.
항공기 비행 데이터에 따르면 세 항공기는 모두 중국 북부를 따라 서쪽으로 비행한 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지나 이란에 가까워지면서 레이더를 벗어났다.
이들 항공기의 공식 목적지는 룩셈부르크로 기재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유럽 영공에 접근한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
항공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에 사용된 기종 보잉 747 화물기가 주로 군사 장비나 무기 운송에 사용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화물기는 정부 계약 화물 운송에도 자주 사용된다.
중국과 중동·북아프리카의 관계를 연구하는 안드레아 기셀리 교수는 "중국이 이란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이러한 화물 운송은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이란은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반대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다극화된 국제 질서를 지지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이란은 하루 최대 200만 배럴의 원유를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에너지 공급국 중 하나기 때문에 중국이 이슬람 공화국을 지원하고 안정을 바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기셀리 교수는 "현 정권의 붕괴는 중동에 중대한 타격이 될 것이며, 이는 결국 궁극적으로 중국의 경제와 에너지 이익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내부에서도 중국의 도움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과거에도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란에 군사적 물자를 공급한 전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수천 톤의 핵심 재료를 보낸 적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국이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이스라엘 간 분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은 사실상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핵심 동맹국이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셀리 교수는 "중국의 군사 장비가 확인된다면 미중 관계 회복은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미 미국 내부에는 중국 견제를 위해 이란을 공격하자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중국·중동 전문가 투비아 게링은 "중국이 공공연하게 방산 물자를 이란에 보내고 있을 가능성은 낮지만, 결코 배제할 수는 없으며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화물기들이 어떤 물품을 운반했는지는 독립적인 검사가 없는 이상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후의 몇몇 항공편은 투르크메니스탄과 이란 국경 인근에서 출발해 룩셈부르크로 향한 것으로 보이지만, 공개된 비행경로 상 유럽에 진입한 흔적은 없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해당 항공기들을 운항한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는 "이란 영공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어떤 물품을 운송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항공 화물 목록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으며, 모든 위험 물질이나 특수 화물은 항공사 및 취급 업체에 신고해야 하지만, 신고 내용이 부정확하거나 고의적으로 왜곡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에도 무기를 민간 물자로 위장해 수출하려 했던 사례가 있다. 유럽 당국에 의해 적발된 사례 중에는 드론 부품을 풍력 터빈 부품으로 위장한 경우가 있었다. 지난해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약 10억 달러(약 1조3700억 원) 상당의 드론을 리비아에 보내기 위해 영국, 튀니지, 이집트에 차려 놓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이를 숨기려 했으며, 대가로 원유를 받으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wkdrkf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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