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G7 정상회의 일정 소화하며 정상외교 재가동
日·英 등 주요국과 정상회담 줄줄이…한미 회담은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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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캘거리=뉴시스 |
[더팩트ㅣ캘거리=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6~17일(현지시간)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외교무대 데뷔와 동시에 숨가쁜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일본과 의장국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호주, 인도 등 주요국 정상을 만나며 6개월 만의 대한민국 정상외교 재가동을 전 세계에 알렸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한미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불발돼,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등 계기를 기약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16일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정상외교 스타트를 끊었다. 이 대통령은 교역·투자·에너지 등 분야의 협력 증진을 언급했고,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투자 및 진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앤소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지속해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주 수상 주재로 열린 G7 초청국 리셉션과 만찬에 참석해 여러 정상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캐나다 내각 및 각 국 정상들과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며 "연성의 외교 시간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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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 행사가 열릴 즈음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급박한 중동 정세를 이유로 G7 정상회의 일정을 조기 종료하고 귀국하기로 하면서다. 양국은 17일 정상회담을 진행하기로 시간까지 정했으나 결국 이 변수 때문에 회담이 무산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귀국을 하게 됐기 때문에 내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며 "미국 측으로부터는 그런 상황이 발생한 때쯤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물론 (한미 정상회담은) 가장 빠른 계기를 찾아서 다시 주선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악재가 있었으나 이 대통령은 이튿날 정상외교에 박차를 가했다. 오전에만 브라질, 멕시코, 인도 정상을 비롯해 유엔(UN) 지도부 등과 정상회담 및 약식회동을 잇따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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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G7 정상회의장에서 의장국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초청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각각 경제협력 강화를 언급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는 경제를 비롯해 핵심기술·국방·방산, 문화 분야까지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안토니우 구테레쉬 UN 사무총장과 약식 회동에서는 국제사회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후에는 G7 정상회의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이 함께 하는 확대세션에 참석해 두 차례 발언하며 에너지 공급망 협력, AI-에너지 연계와 기술 혁신에 있어 글로벌 번영에 기여하는 국가로서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정책과 비전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에너지 안보 달성과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가 글로벌 경제 성장과 번영의 관건"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를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G7 정상회의 공식일정 이후에도 각 국 정상들과 회담을 이어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진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진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부와 회담에서는 디지털 통상협정, 한-EU 그린 파트너십 등을 통해 디지털, 환경 등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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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번 출장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함께 관심이 쏠렸던 새 정부 첫 한일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나 "작은 차이들이,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과 저, 그리고 정부 간, 기업 간뿐만 아니라 국민 간 교류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더 많이 활성화되고, 양국 간 협력과 공조가 이 지역 그리고 세계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카니 총리에게 안보·방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카니 총리도 "한국의 방산 역량을 잘 알고 있다"며 글로벌 안보 협력을 위한 공조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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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렇게 이틀 간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공식일정 외에도 10건의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멈췄던 대한민국의 정상외교가 다시 본격 가동된 것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7일 현지 브리핑에서 "국제사회에 민주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며 "한국의 정상외교는 완전히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실현했다"며 "거의 모든 양자회담에서 예외없이 무역, 투자, 통상, 공급망, 에너지 등 우리 경제와 기업에 도움되는, 실질적으로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경제 안보 대전환 속에서 글로벌 현안 논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우리 비전과 역할을 분명히 했다"며 "G7플러스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명히 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의 생애와 정치적 이력, 국정 철학에 대한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모든 정상들과 무리없이 편안한 대화를 이끌었고, 특유의 유머를 곁들이며 친밀감을 높였다"며 "산업적 측면에서도 대한민국이 각 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과 능력에 대해 놓치지 않고 언급했다"고 부연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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