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의원들의 투표로 뽑힌 송 원내대표가 당 개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하는 ‘5대 개혁안’과 당원 여론조사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송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의원들과 간담회를 연 뒤 “혁신위원회 (구성을) 조기에 착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초선·재선·3선·4선 이상으로 나눠 간담회를 열고 당 개혁방안과 전당대회 시기 등에 관한 의견을 취합했다.
그는 “많은 분이 혁신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해줬다”며 “김 위원장 (개혁)안을 포함해서 당내 변화와 쇄신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다. 혁신위를 조기에 착수할 수 있게 구성하면 좋겠다는 의원들의 뜻에 따라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가 혁신위 구성에 무게를 두면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자체 개혁안은 좌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 감사 △늦어도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당론을 낼 때 당심과 민심 모두 반영 △100% 상향식 공천 실시 등 5대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당원들을 상대로 개혁안 동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의 임기가 2주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 송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107표 중 60표를 얻어 당선되는 등 당내 다수파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경북 김천이 지역구인 송 원내대표는 친윤석열계·대구·경북(TK) 의원들이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위에서 김 위원장 혁신안을 포함해서 혁신 방안을 논의하겠다”, “(당원 여론조사) 안 하는 거로 결론 난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후보 교체 당무 감사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중진의원 간담회에선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해 “받아들여야 하고, 당원투표를 통해서 의견을 묻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조경태 의원)는 의견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개혁이란 이름으로 혼자 (개혁안을) 발표하는 형식은 비민주적”(나경원 의원)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의원단 간담회에선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최대한 빨리 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송 원내대표는 “전당대회를 빨리하면 좋겠다는 의원님들의 의사를 확인했고, 조기에 할 수 있도록 진행해나갈 생각”이라며 “실무적으로 최대한 빨리할 수 있는 날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8월2일) 일정과 실무 절차 등을 고려할 때, 8월 초중순쯤 전당대회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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