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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DGs 사람·번영 특집①] 초고령화 시대 한국형 돌봄을 향해

SDG뉴스 SDG뉴스 조창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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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DGs 사람·번영 특집①] 초고령화 시대 한국형 돌봄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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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인구피라미드는 일정하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80세, 65세, 55세 대 등의 인구가 많다

현재의 인구피라미드는 일정하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80세, 65세, 55세 대 등의 인구가 많다



[편집자주]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 본격화된 것은 2015년 9월 마스다 히로야 작가의 '지방소멸'이 번역되면서다. 2014년에 일본에서 출간한 이 책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의 1800개 기초 지자체 가운데 절반가량이 20여년 뒤에는 소멸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된 지는 10년이고, 일본은 9년이 됐다. 그 사이에 변화는 어떨까. 또 UN SDGs(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지향하는 바와 지방소멸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세 번으로 진행될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에서 진행되는 지방소멸이 K-SDGs에 어떤 영향을 주고,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를 검토해 본다.

▷ 지방소멸은 하루 아침에 온다
흔히 사람들은 지역의 인구가 완만하게 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인구 피라미드를 "금만 자세히 보면 이 예측은 틀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름모꼴로 인구 급감의 전형적인 우리나라 인구 피라미드지만 세밀하게 보면 차이가 있다. 가령 60세 이상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인구는 87만명 정도인 65세(남 42만7200여명, 여 44만5200여명)다. 상대적으로 60세는 82만7000명 정도로 65세보다 5만명 가량이 적다.

이는 올해 65살이 된 이들이 그 유명한 1958년 개띠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후 안정화에 접어들고 베이비부머가 태어났는데 이들을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라 부른다. 이들이 부모 세대는 80대 초중반으로 상대적으로 이 층의 인구도 80세에 비해서 많은 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평균 연령을 넘은 고령층이 사망은 피할 수 없다. 실제로 현재 90세의 숫자는 남자 2만5380명, 여자 6만7386명으로 합쳐서 9만2722명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지금 80대 초반, 60대 중반(1차 베이비부머), 50대 중반(2차 베이비부머)가 사망시기로 들어갈 때 급속히 인구가 준다. 그런데 그 피해가 가장 큰 것이 바로 지방소멸 위기를 맞는 지역들이다.

물론 가장 위험한 곳은 농촌지역이다. 필자의 고향인 전남 영광군 백수읍도 2025년 5월까지 인구 4391명 가운데, 65세 인구가 1987명으로 45%를 차지한다. 고령층 가운데도 80대 초반층이 90명 전후로 앞 70대와 비슷한 숫자를 갖고 있다. 물론 이 숫자는 50대로 내려가면 확연하게 줄어 들어든다.


문제는 80대 초중반의 비교적 많은 층들이 사망하거나, 치료를 위해 도시로 이주하면서 벌어지고 있다. 결국 5만2700명 수준인 영광군 인구는 어느 순간부터 급감한다. 그런데 영광군은 출산율이 가장 높은 등 비교적 양호한 지역이다.

광역지자체로 봤을 때도 전남(27.7%), 경북(26.6%), 강원(26.0%), 전북(25.8%), 부산(24.5%) 순으로 고령인구 비율이 높다.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은 시군구는 경북 의성(44.7%), 전남 고흥(43.0%), 경북 군위(42.6%), 경남 합천(42.0%), 전남 보성(41.6%), 경북 청송(40.6%), 경북 영양(40.2%), 경북 봉화(40.1%) 등의 순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단위에서도 경북 상주(37.2%), 문경(36.5%), 밀양(35%) 등으로 예사롭지 않은 상황임을 말한다.
전남 영광군 백수초등학교. 한 때 학생수가 1000여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주변학교들과 통합해 전교생 41명이다

전남 영광군 백수초등학교. 한 때 학생수가 1000여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주변학교들과 통합해 전교생 41명이다



▷ 일본 콤팩트시티, 한국 스마트경로당 등 대안 찾기

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은 지방의 생활 인프라를 급속히 악화시킨다. 결국 SDGs의 중요한 항목인 빈곤(SDG1), 질병(SDG2), 교육(SDG4) 등 보편적 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물(SDG6)등 환경문제와 주거(SDG11), 생산 소비(SDG12)등 사회문제 등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

가령 필자의 고향인 영광군 백수읍의 현재 인구는 4391명으로 17개리에 산다. 한 개 리를 4개 부락으로만 잡아도 68개 부락이 있다. 지금까지는 이 부락들에 도로, 전기, 통신 등의 인프라 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농사지을 사람"차 없는 상황에서 인구는 절반으로 주는데, 인프라를 유지하던 1~2차 베이비부머가 일을 놓으면 이 지역은 유지가 쉽지 않다. 이 상황에 직면한 곳이 일본이다.

저출산으로 인프라 관리가 어려워진 농촌의 수도료는 도시보다 4배 이상 높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23년 일본 도시-농촌 간 수도요금을 봤을 때, 인구 120만명의 히로시마시는 2인 가"이 23.1㎥를 쓸 경우 2199엔을 내면 되지만, 인구 2만2500명의 히로시마현 구마노초는 9504엔을 내야해 농촌이 4.3배를 더 냈다. 수도 요금의 차이일 뿐 이런 기준을 전기 등 다른 인프라에 적용하면 지불 비용의 차이는 더 커진다. 문제는 소멸도시의 경우 인구가 더 줄기 때문에 사용자 숫자가 줄수록 비용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44.7%로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은 경북 의성군의 면적은 1174.6k㎡로 면적은 서울시의 두배지만 인구는 4만8000명 가량이다. 위에 있는 봉화군의 경우 면적은 의성군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2만8500명 정도다.


이런 상황에 대한 대안 찾기도 한창이다. 일본에서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콤팩트시티(compact city)' 전략이다. 이 방식은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의 경우 한 지역을 선정해 주민들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전략이다. 유바리시는 홋카이도에 위치한 소도시로, 과거 석탄 산업으로 번성했으나 1990년대 후반 산업 몰락과 함께 인구가 급감했다. 2007년에는 일본 지자체 최초로 재정 파탄을 선언했고, 이후 도입한 게 콤팩트시티 전략이다.

주거, 의료, 행정, 상업 등 핵심 인프라를 중심지에 재배치해 시민 이동을 최소화하는 도시 기능의 집약화를 이룩했다. '생활 중심지(Core Living Zone)'에 도서관, 병원, 슈퍼마켓, 고령자 시설, 보건소 등을 중심지에 집중 배치해 고령자와 약자도 도보·셔틀버스로 생활 가능하게 "성했다. 기존 철도노선을 폐선하고, 셔틀버스·수요응답형(DRT) 교통 수단으로 대체해 인프라 비용을 줄었다. 병원, 복지관 등 공공시설과 민간시설이 연계해서 복합 개발한 공공·민간 자원의 시너지 창출해 도시의 재편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한국에서는 아직 콤팩트시티를 실현하는 지역은 없다. 그런 가운데 눈 여겨 볼 만한 사업이 스마트경로당 사업이다. 면적 1820.6k㎡로 서울에 비해 3배 이상 큰 강원도 홍천군의 인구는 6만 6424명이다. 동쪽 구룡령에서 서쪽 끝 널미재까지는 거리로 140킬로미터이고, 차로도 2시간 걸리는 곳이다. 그런데 올해 1월 스마트경로당 사업의 1차 사업이 완성되면서 넓은 홍천군 전체가 소통이 가능해졌다. 1차 사업으로 홍천군 각 지역 68개소에 스마트 경로당을 구축한 것이다. 스마트경로당은 화상으로 100여개 경로당이 동시에 연결해 회의나 교육이 가능하고, 혈압 혈당 등 건강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사업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미국 등에도 갖춰지지 않은 6만8000개의 공공 경로당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경로당을 스마트하게 만들 경우 고령층과의 소통이나 건강관리 등 복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농촌 뿐만 아니라 도시도 아파트 단위로 구축된 공공 경로당을 연결할 경우 노인 돌봄으로 새로운 대안을 만들 수도 있다
홍천군 스마트경로당. 어르신들이 온라인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있고, 왼쪽에 있는 기기들을 통해 건강관리도 가능하다

홍천군 스마트경로당. 어르신들이 온라인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있고, 왼쪽에 있는 기기들을 통해 건강관리도 가능하다



"창완 현 SDG뉴스 자문위원 이력(전 새만금청 투자유치담당관, 전 춘천시 시민소통담당관, 스마트건강도시랩 기획이사, 현 디케이아이테크놀지 상무)

저서 <신중년이 온다>, <달콤한 중국> 등 다수

SDG뉴스 "창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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