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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오키나와 걱정은 틀렸나… 잇몸들로 버텨 5할 이상, KIA 후반기 기대 안 할 수 없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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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오키나와 걱정은 틀렸나… 잇몸들로 버텨 5할 이상, KIA 후반기 기대 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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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올 시즌을 앞둔 실전 위주의 오키나와 캠프 초반 상대 팀과 연습경기에서 연패를 했다. 물론 연습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었다. 당장 주축 선수들은 세 번째 경기부터 나설 예정이었고, 아예 오키나와에서는 실전을 뛰지 않고 시범경기부터 시작하기로 한 베테랑 선수들도 있었다.

그래도 경기에서 계속 진 것에서 하나의 위기의식을 찾을 수 있었다. 연습경기 초반에는 KIA만 주축 선수들이 나서지 않은 게 아니었다. 다른 팀들도 핵심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차 나서지 않았고, 역시 1.5군급 라인업을 짰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 결과에 대해 “우리 팀 백업 선수들이 타 팀에 비해 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A는 선수층이 두껍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주축 선수들의 수많은 부상 속에서도 끝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백업도 충분히 강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이 감독의 이러한 냉정한 자가 진단은 다소 의외였다. 백업 선수들의 강화, 퓨처스팀의 강화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오키나와 캠프에서 확인한 것이다.

올해 KIA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며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핵심 선수들의 동시다발적인 이탈, 그리고 믿었던 선수들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시즌 구상과 완전히 다른 현실을 보내고 있다.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의 올 시즌 경기 출전 수 합계는 단 87경기(김도영 27경기·김선빈 34경기·나성범 26경기)에 불과하다. 곽도규는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외국인 타자인 패트릭 위즈덤도 허리가 아파 꽤 오래 1군에서 빠져 있었다.


그 결과 개막 엔트리, 혹은 개막전 선발 명단에 없었던 선수들이 대거 1군 주전으로 출전하며 ‘함평 타이거즈’라는 웃지못할 별칭이 붙기도 했다.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도 이창진 오선우 황대인 김호령 김규성 등 개막전에는 1군에 없었거나 백업이었던 선수들이 대거 선발 출전했다. 마운드의 성영탁 이호민 또한 개막전 1군 엔트리에 없었던 선수들이다.

이렇게 시즌을 꾸려오고 있는데 KIA는 무너지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성적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이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는 그래도 꾸역꾸역 잘 버티며 후반기 승부를 도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KIA는 17일 광주 kt전에서 이기면서 시즌 35승33패1무(.515)를 기록 중이다. 순위는 7위지만, 3위 롯데와 경기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여기서 잘 버틴다면 핵심 선수들이 돌아올 7월 이후에는 대반격의 승부수를 걸어볼 수 있다.


우여곡절, 부침은 있었지만 백업 야수들이 그래도 자신들의 임무에 적응하며 분전하고 있는 게 크다. 당장 오선우는 나성범이 돌아와도 자리를 만들어줘야 할 선수가 됐고, 김규성은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분전했다. 김호령은 수비형 선수라는 꼬리표를 스스로의 타격으로 지워가고 있다. 그 외 다른 선수들도 점차 자신의 달라진 임무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감독의 오키나와 걱정을 지우는 활약들이다.


물론 지금 전력으로 한 번에 뭔가 거대한 파도를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곳곳에 약점이 있고, 지난해에 비하면 타격·불펜이 모두 힘들다. 이 감독도 지금은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렇게 경험을 쌓으며 더 탄탄해진 기초 체력에,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그리고 그 시점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돌아와서 어떻게 관리를 해줘야 할지가 여전히 고민이기는 하지만,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순차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친 이의리, 불의의 교통사고로 휴업하고 있는 황동하도 역시 7월 1군 복귀를 조준하고 있다. 추가 부상자가 없다는 전제 하에, 다들 지쳐 있을 뜨거운 한여름에 주축 선수들이 생생한 체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올 시즌 성적이야 큰 손해를 봤지만, 만약 후반기 대반격이 이뤄져 팀이 원하는 성과에 근접할 수 있다면 내년 이후의 전망도 밝아질 수 있다. 남은 한 달 정도가 KIA의 올 시즌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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