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서 특별 강연…"IMF, 국민 통합했기에 극복"
"민주주의, 다수결 아닌 관용과 자제"…문 전 대통령 일화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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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교육청 별관 공감홀에서 '헌법의 관점에서 교육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5.6.18/뉴스1 ⓒ News1 강정태 기자 |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18일 “사회가 통합해야 민생 회복이 가능하다”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경남교육청 공감홀에서 ‘헌법의 관점에서 교육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존재하며, 민생 회복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라며 “민생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사회 통합이 중요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IMF가 왔을 때 모든 국민이 통합해 그 위기를 극복한 것"이라며 "그때 이것은 진보 정책이다, 그래서 보수 측에서 그걸 동의할 수 없다고 했을 경우 IMF를 극복할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또 “사회 통합은 대통령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실현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국회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기다려줘야 한다. 그런데 도저히 사회 공동체 일정상 더이상 미룰 수 없을 때 그때 표결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다수당이기 때문에 우리 뜻대로 결정한다는 것이 국회의 원리가 아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법률을 정하면 대통령은 그것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걸 착각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 통합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탄핵 결정이 났으니까 당신들이 받아들여라'라고 하기보다는 탄핵이 됐고, 이제 새 정부도 들어섰으니 우리가 사회 통합을 이뤄 민생 회복도 하고 또 다른 것도 하고 이렇게 하면 좋지 않겠냐고 설득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행은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라 관용과 자제라고 생각한다”며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그다음 대화가 될 것이고, 힘 있는 사람이 자제로 모든 이의 지혜를 모아 결론을 내리면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행은 교직원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얘기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공직자로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냐”는 질문에 “단기가 아니라 장기로 봤으면 좋겠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손해인 게 많은데,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때도 있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부산에서 지역 법관을 할 때 우리 법정에 문재인 변호사가 자주 왔었다”며 “문재인 변호사가 변론을 잘해 결과가 좋았는데, 후문에 그분이 저를 좋게 평가한다는 말을 들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분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대통령이 됐고, 이후 한 참모가 재판관 인사 검증을 요청했었다”며 “승진에 대해 별로 생각 안 하고 지역 법관을 했는데, 결국 당시 지역 법관을 했기에 재판관이 된 것으로, 이해관계를 따지더라도 좀 길게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은 경남교육청 교직원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남교육청에서 민주 시민 교육의 방향을 고민하고 헌법 가치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평균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겸손함, 평생 김장하 선생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의지, 영리 목적의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청렴함은 문형배 재판관님의 삶을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며 “이 시대의 어른으로서 좋은 강연을 해주신 문형배 재판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맡아 파면을 선고한 뒤 지난 4월 18일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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