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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올 들어 가공식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크게 올라 전체 물가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이후 국정 공백기에 전체 가공식품 73%의 값이 올랐다.
한국은행은 18일 발표한 ‘최근 가공식품 등 생활물가’ 보고서에서 “팬데믹 이후 고물가가 누적된 상황에서 최근 저소득층의 지출 비중이 높은 필수재 중심의 생활물가가 더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분석을 보면, 고물가가 시작된 2021년 이후 최근(2025년 5월)까지 생활물가의 누적 상승률은 19.1%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5.9%)보다 3.2%포인트 높았다. 이는 팬데믹 기간 중 공급망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공급 충격이 중첩되면서 생활물가 내 비중이 큰 식료품·에너지 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생활물가는 소비자물가 조사대상 중 쌀·배추·라면·과일·세제·운동화·학비 등 소득과 관계없이 구입하는 152개 생활필수품의 가격 변동을 지수화한 체감물가 지수다.
생활물가와 소비자물가 간 격차는 지난해 하반기 농산물값과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축소(0.1%포인트)됐다가 올 상반기(1~5월)에 다시 확대(0.4%포인트)되는 추세다. 최근 생활물가 상승은 가공식품과 개인서비스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비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53개(73%)의 값이 올랐다. 이에 생활물가 상승률에서 가공식품 기여도는 지난해 하반기 0.15%포인트에서 올해(1~5월) 0.34%포인트로 두배 이상 확대됐다.
음식점·미용실·세탁소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률도 올해 1월 이후 3%를 웃돌고 있다. 분석 결과, 지난 5월 기준 가공식품 및 개인서비스 품목(가중치 비중 41.6%)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 기여도는 1.4%포인트로 전체 상승분의 74.9%를 차지했다. 한은은 “최근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지난해 이후 누적된 수입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던 시기에 가공식품 가격이 다수 인상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의식주 등 필수재의 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은 집계를 보면, 의류(161), 식료품(156), 주거비(123)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00)을 크게 웃돈다. 특히 식료품의 경우, 농축수산물뿐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도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국내 과일·채소·육류 가격은 오이시디 평균의 1.5배 이상이며, 빵·유지류 등 가공식품 가격도 평균을 웃돈다.
한은은 필수재 중심의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로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필수재 중심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생필품 소비 비중이 큰 취약계층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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