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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자 인터뷰 중단에 SNS 검열까지…유학생들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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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자 인터뷰 중단에 SNS 검열까지…유학생들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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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유학생·연구원 등 비자 인터뷰 중단
"9월 학기 시작하는데"…미국 대신 다른 나라 선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가 잠정 중단되면서 미국행을 준비하던 이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 입국 지연에 따른 입학, 입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대신 다른 국가로 선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가 잠정 중단되면서 미국행을 준비하던 이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 입국 지연에 따른 입학, 입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대신 다른 국가로 선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가 잠정 중단되면서 미국행을 준비하던 이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 입국 지연에 따른 입학, 입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대신 다른 국가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18일 유학업체 등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지난달 28부터 비자 인터뷰 접수를 잠정 중단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세계 외교 공관에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한 이후 조처다. 인터뷰 중단 비자는 유학·어학연수생 등의 F 비자, 직업훈련자 대상 M 비자, 교육·예술·과학 분야 연구자 등의 J 비자 등이다.

다행히 지난달 28일 이전 신청서를 제출한 이들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후 접수한 이들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J 비자로 미국 보스턴에서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A(44) 씨도 인터뷰 일정이 잡히지 않아 걱정이다. A 씨는 "연수기간 머물 주거지뿐 아니라 자녀 학교 문제 등도 있어 8월에는 미국에 들어갈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인터뷰조차 불투명해지면서 일정이 다 꼬이게 됐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9월부터 학기를 시작한다. 일부 대학은 당장 오는 8월 중순부터 개강한다. 미국 유학을 계획한 학생들은 혹여나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B 씨는 "미국 대학에 합격했는데 인터뷰가 막혀서 어찌해야 할지 고민된다"며 "이제와서 다른 나라를 알아보기도 그렇고, 마냥 인터뷰 날짜를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C 씨는 "미리 신청한 학생들은 비자를 받았는데, 나머지 학생들은 인터뷰를 못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던 D(20) 씨의 경우 최근 F 비자 신청서를 되돌려받았다. D 씨는 "이달 내 인터뷰가 진행돼야 9월부터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지만 서류 반려에 따라 인터뷰 일정 역시 미뤄질 우려가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SNS 심사를 의무화하는 방안 추진 등 비자 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 행정부는 전세계 유학 신청자의 정치적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SNS 활동을 입국 심사 필수요건으로 삼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사상 검증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유학업체 등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지난달 28부터 비자 인터뷰 접수를 잠정 중단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세계 외교 공관에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조처다. /뉴시스

18일 유학업체 등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지난달 28부터 비자 인터뷰 접수를 잠정 중단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세계 외교 공관에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조처다. /뉴시스


미국 대학에서 석사과정 중인 이모(30) 씨는 "사전에 신청한 덕분에 지난주 비자 인터뷰를 가졌는데, 평소 2~3분이면 끝나는 인터뷰가 7~8분까지 늘어나면서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며 "특히 SNS 활동에 구체적 질문을 히면서 9월 학기를 미뤄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에서 1년째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모(33) 씨도 비자 갱신을 위해 최근 SNS 활동을 줄였다고 했다. 김 씨는 "비자 기간 만료로 당장 한국에 가서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한국에 들어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정치 상황에 관해선 SNS 대신 전화로 얘기를 나눌 정도로 유학생들이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사진이라도 찍힐까 시위 참가는 엄두도 못 낸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는 유학 신청자가 1000달러(약 135만 원)을 내면 비자 인터뷰 우선권을 부여하는 일명 '급행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면서 '비자 장사'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결국 미국 유학을 포기하는 경우까지 속출하고 있다.


유학원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특히 조기 유학을 보내는 학부모들이 미국보다 차라리 캐나다, 호주 등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전년과 비교해 30% 가까이 늘었다"며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편이라 유학원들은 침체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학원 대표 박모 씨는 "미국 유학을 위한 비자 발급 비용이 이미 매년 늘어난 상황인데 여기에 추가적인 비용을 얹어서까지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하니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보내려던 학부모들도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며 "조기 유학으로 미국을 선택하는 국내 초중고생들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juy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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