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포티비뉴스 언론사 이미지

"잊지 마시고요" LG가 모셔온 시구자, 1년 반 기다린 그날이 왔다…이정용 마침내 1군 합류

스포티비뉴스 신원철 기자
원문보기

"잊지 마시고요" LG가 모셔온 시구자, 1년 반 기다린 그날이 왔다…이정용 마침내 1군 합류

속보
코스피 1.84% 내린 4,090.59 종료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가야 할 군대지만 이렇게 좋은 동료들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싫었다. 군대 가기 싫은 게 아니고, 지금은 빨리 가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인데 동료들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LG 이정용은 2023년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입대를 앞둔 '싱숭생숭한'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는 "잊지 마시고요"라며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12월 18일에는 버스까지 빌린 LG 동료들의 성대한 환송회와 함께 상무 불사조 야구단에 입대했다. 그리고 지난 1년 반 동안 LG는 정말 이정용을 잊지 않았다.

환영회는 환송회 이상으로 화려했다. LG는 17일 이정용의 전역과 함께 그를 시구자로 선정했다. 전역 선수를 시구자로 초청하는 이례적인 이벤트. 팬들도 환호했다. 구단은 시구식에 앞서 갓 전역 신고를 마친 이정용을 잠실야구장으로 '모시고' 왔다. 이정용은 선수들과 같은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은 채 '이정용 병장'으로 마지막 하루를 보냈다.

"군대 있는 동안 과분한 사랑 받은 것 같다. 앞으로 더 큰 사랑 주시는 만큼 내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다짐과 함께 시구에 나섰고, 홈 병살 플레이로 경기를 마무리했던 한국시리즈 3차전처럼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더그아웃을 지키는 모습은 마치 지금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위화감이 없었다.


LG가 이정용을 잊지 않은 이유는 그만큼 그가 간절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정용은 입대 직전 시즌이었던 2023년 7승 2패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6월까지 평균자책점 5.79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는데, 7월들어 돌연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수준급 선발투수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불펜으로 돌아가 2차전과 3차전 대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이정용의 전역을 앞둔 올해, LG는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 탓에 이정용을 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이정용도 경기력을 되찾았다. 6경기에서 6이닝만 투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11경기(선발 8경기) 40이닝을 투구했다. 5월 이후로는 22이닝 동안 단 3자책점만 내주면서 1.23이라는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로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불펜투수로 마지막 2경기 연속 퍼펙트 투구로 1군 복귀에 대한 기대감까지 키웠다.

LG는 18일 이정용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다. 17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2회 헤드샷 퇴장으로 불펜 소모가 불가피했던 만큼 이정용의 도움이 더욱 절실해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