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암스트롱 셈텍 총괄 디렉터·인터내셔널 시멘트리뷰 편집장. |
전세계 시멘트산업 전문가들이 만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Cemtech Asia 2025(셈텍 아시아)'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필자는 나흘 동안 짧게 한국에 체류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무척 놀라웠던 점은 한국에선 시멘트산업이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든 굴뚝산업이라 무대 뒤로 사라질 운명으로 본다는 것이다.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 어디에서도 건축자재로서 시멘트가 가진 대체불가한 존재임을 부정하는 곳은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의 건축물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자재는 시멘트이며 경제성 측면에서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에선 시멘트산업이 역할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는 위치로 인식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졌다. 시멘트는 빵을 만드는 원재료인 밀가루처럼 현대인의 주거생활에 없어선 안 된다. 삶의 질을 가늠할 중요 건축자재여서 국가 전략물자로 편재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한국의 시멘트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다른 원인도 안타깝다. 순환자원을 활용해 천연원료인 석회석을 구워 만든 시멘트가'쓰레기 시멘트'라며 공격받고 있다. 시멘트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자 정부는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시멘트업계는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시설개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강화된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 충족을 위한 설비 개선 및 교체 등 환경 투자도 시급하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순익마저 악화해 경영 위기에 빠져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추진과 환경개선에 나서야 하지만, 주요 수단인 순환자원 재활용은 사회적 인식 저하와 환경규제 강화로 길이 막혀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셈텍 아시아의 주제인 '시멘트산업의 탈탄소화'는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원료 및 연료를 석탄재와 슬래그,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재활용할 수 있는 폐기물(순환자원)의 대체로 온실가스를 감축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깨끗한 생활과 주거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게 전세계 시멘트산업의 공통된 수단이자 목표다.
자원순환사회에서 시멘트산업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에 시멘트산업의 생산공정을 활용하는 것은 시멘트산업의 역할이 그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각장 설치가 님비현상으로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한국 상황에서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한 시멘트산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해 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유럽은 30여년전 유해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순환경제 시대에 발맞춘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배출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EU(유럽연합)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를 지원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환경설비 투자 지원으로 시멘트업계의 배출규제 부과금 환원 등을 고려한다면 관련 산업의 활로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토마스 암스트롱 셈텍 총괄 디렉터·인터내셔널 시멘트리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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