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였던 유가마저 '꿈틀'…환율·유가 오르고 내수는 위축 '겹악재'
업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길어지면 4분기 이후부터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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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684원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분쟁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25.6.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사태로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페인트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상대적으로 안정세였던 유가가 출렁이고 있는 데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내수 위축과 고환율로 어려움이 큰 업황에 또 다른 악재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한 13일 배럴당 73달러까지 올라 종가 기준 전장보다 7.3% 급등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후 긴장 완화 낙관론이 제기되면서 소폭 하락하다 다시 상승 반전하며 17일 기준 장중 73달러를 넘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무력 충돌이 중동 전체로 확산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이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가 급등 등 경제 전반에 '오일쇼크'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페인트업계의 고심이 큰 상황이다.
페인트 산업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환율 및 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석유화학에서 합성되는 용제와 합성수지, 유기안료 등의 비율이 높아 유가 영향이 크다.
최근 유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세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재료 가격은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국제유가 안정세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약보합세였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두바이유는 배럴당 평균 63.73달러로 3월보다 5.9% 하락했고 전년동월에 비하면 24%가량 낮아진 걸로 나타났다.
그 때문에 업계에선 OPEC+의 감산 완화와 비OPEC 국가의 생산 증가, 수요 둔화 등의 요인이 겹쳐 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많았는데, 갑작스러운 지정학적 변수로 이같은 예상이 뒤집어진 셈이다.
업계는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태 장기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개월치 원재료 비축분이 있기 때문에 올 3분기까지는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란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은 국내외 주요 화학업체의 생산과 공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구매처 다각화가 중요하다"며 "대부분 원재료가 공급 안정성이 양호한 편"이라고 했다.
한편 페인트 업계는 1분기 고환율과 내수 위축으로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영업이익 등 수익성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상반기에 이미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자동차보수용 도료 가격을 10%가량 한 차례 인상했던 만큼 하반기 일부 제품군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등 통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혼란까지 겹쳐 원재료 가격은 예측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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