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임영웅 카드라고?" 딸보다 빠른 엄마들 척척…금융앱 큰손 된 5060

머니투데이 이병권기자
원문보기

"임영웅 카드라고?" 딸보다 빠른 엄마들 척척…금융앱 큰손 된 5060

서울맑음 / 28.3 °
하나은행 IM HERO(히어로) 체크카드/그래픽=이지혜

하나은행 IM HERO(히어로) 체크카드/그래픽=이지혜



앱(애플리케이션) 설치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과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능숙하게 해내는 '디지털 시니어'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권은 이들을 단순한 디지털 취약층이 아닌 모바일 중심의 핵심 금융소비자로 포섭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9월 'IM HERO(히어로) 체크카드'를 11만1111장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카드 실물에는 홍보모델 임영웅의 초상이 담기는데 다음달 8일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서 고객들이 직접 카드 디자인을 투표해서 정한다. 카드 이용액 일부는 기부금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가수 임영웅 관련 하나은행의 첫 금융상품 출시 소식에 팬층의 중심인 50~60대 고객들의 반응은 이미 각종 커뮤니티와 팬카페에서 뜨겁다. 디자인 투표 과정에서 하나원큐 앱 접속량도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 50대 여성팬은 "하나은행 앱은 일찌감치 깔아놨다"라며 "한정판이다 보니 피케팅(경쟁이 치열한 티케팅)까지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모바일을 활용하는 시니어의 디지털 금융 역량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기존에는 시니어가 금융 앱이나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점차 디지털 금융교육과 능동적인 학습을 거치면서 이제는 주요 비대면 소비자로 전환되고 있다.

시니어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률/그래픽=이지혜

시니어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률/그래픽=이지혜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령층의 모바일 금융 이용 경험률은 2017년 6.8%에서 2024년 53.8%까지 높아졌다. 50대는 87.5%에 달한다. 아울러 하나금융연구소는 이같은 '스마트 욜드(YOLD·Young Old)'가 금융거래(89%)뿐만 아니라 정보탐색(87%), 간편송금(77%) 등 대부분의 모바일 기반 활동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대 간 연결을 강조하는 모바일 기반 금융 상품도 나왔다.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 내리사랑 적금'을 출시했다. 만 50세 이상 고객이 모바일 앱 '우리WON뱅킹'을 통해 가입 코드를 발급받아 자녀 세대(만 29세 이하)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코드를 입력한 자녀 세대는 최고 연 8% 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도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 금융·비금융 융합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4월 간담회에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50대 정도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보고 있다"라며 "2차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면서 금융 니즈가 활발해졌고 자산관리나 수신 쪽으로 (사업 방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이와 함께 시니어들이 디지털금융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 어르신 IT 행복배움터'를 최근 6개에서 11개까지 늘렸고, 신한은행은 디지털 금융교육센터 '학이재'를 부산에 추가로 개설했다. 복지관 등에 직접 찾아가는 방식의 금융교육도 대다수 은행이 운영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시장에서도 시니어 고객을 능동적 소비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특히 실생활과 맞닿은 요소처럼 뚜렷한 목적이 있다면 시니어 고객도 앱 설치나 본인 인증과 같이 문턱이 높은 부분을 적극적으로 배워 부담 없이 해낸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