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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17일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세차례나 나왔다. 최근 ‘보편적 차별금지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이재명 정부도 같은 입장인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질문이다. 김 후보자는 차별금지법 입법과 관련해 “보다 많은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과 저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발언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서 지난 주말 퀴어 페스티벌이 열렸는데, 후보자가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안다. 그것이 현 정부의 입장이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 나왔다. 지난 16일 경향신문 보도를 통해 김 후보자가 2023년 11월 한 기독교계 단체 주최 행사에서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 하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이재명 정부의 입장도 동일한 것이냐고 질문한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는 이후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회적 대화가 더 필요하냐”고 추가 질문을 했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기자도 “차별금지법은 20년 전부터 (입법 논의가) 시작됐는데,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면 질적이나 양적으로 어떤 조건이 더 필요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 기자는 “민주당이 대통령을 (배출하고) 의회에서도 다수당을 점한 것이 이번이 두번째인데 논의가 더 진전이 안 되는 것은 어떤 원인 때문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고도 물었다.
김 후보자는 뉴욕타임스 기자의 질문에 “차별금지법을 본인의 인권과 관련해 절박하게 요구하는 목소리가 하나 있고, 자신의 개인적인 또는 종교적인 신념에 기초해서 차별금지법을 비판할 때 (해당 입법으로) 자신이 처벌받는 것 아닌가 하는 절박한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며 “이 두 가지 본질적인, 헌법적 목소리에 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두 목소리 사이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 앞에서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제 개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알자지라 기자의 질문엔 “이것은 민주당이 여당이냐, 압도적 다수당이냐와는 관계 없는 문제”라며 “본질적인, 헌법적인 권리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두 요구들이 서로 개진되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는 불가피하게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할 영역”이라고 했다. 이어 “왜 지금까지 안 됐냐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사회적 대화를 더 진지하게 할 것이냐가 저희의 숙제”라고 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핵 추진 잠수함을 건설해 북핵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정부의 입장은 어떠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자의 질문에는 “국내에서 독자 핵무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우리의 정책적 입장에 있어서도 현재까지는 한국의 핵무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바꾼 바가 없다”고 답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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