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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언석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해 당선 축하난을 전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대선 이후 새로 선출된 여야 원내지도부가 17일 처음으로 만났다. 두 원내대표는 두 손을 맞잡고 서로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대화’와 ‘협치’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양쪽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공석이 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 문제 등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지난 13일 먼저 선출된 김 원내대표가 전날 당선된 송 원내대표에게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난을 건네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신중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는 분”(송언석), “국정 운영의 현실과 책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것”(김병기)이라고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두 사람은 “원내대표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또 이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도 국회로 김 원내대표를 찾아와 “대통령께서 여야 정치 회복을 위해 여야 원내대표를 오찬에 초청했다”고 전하며 국회 ‘협치’에 힘을 실었다. 송 원내대표도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해, 이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 국외 순방 일정 등을 고려해 오찬 일정을 잡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 국회 현안을 두고선 양쪽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대단히 아쉽게도 지난 수십년간 선배 의원님들이 이룩해놓은 국회의 오랜 아름다운 관행들이 많이 무너졌다”며 공석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 양보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고 제2당이 법사위를 가져 입법권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형태로 통과시킨 것이 국회 관행”이며 “예결특위 위원장은 야당이 하는 것도 오랜 철칙”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양쪽은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꾸려진 뒤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미 지난 15일 “상임위 운영규칙상 (위원장을) 2년마다 교체한다는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강 비서실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과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한 추경 편성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새 정부 인사가 총리 내정부터 많은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고, 이후 비공개 면담에선 ‘추경 협조’를 요청하는 강 비서실장에게 ‘협조할 건 하되 민생회복지원금을 뿌리는 건 비판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강 비서실장도 “현재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모든 사람의 제1 과제는 병상에 누워 있는 대한민국을 살려내는 것”이라며 “수술이 먼저냐, 링거가 먼저냐, (필요한 게) 영양제냐, 약이냐, 이런 것을 갖고 싸울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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