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 전체 순위 20위→27위로 하락
2025년 IMD 국가경쟁력 순위/그래픽=이지혜 |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이 7계단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은 '기업 효율성' 분야의 평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고,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도 한계를 드러낸 데 따른 결과다. 특히 해당 평가가 기업인들의 설문조사로 상당수 이뤄진다는 점에서 계엄과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전년 대비 7계단 하락한 27위를 기록했다. IMD는 1997년부터 한국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인 20위를 기록했다. 최저 순위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41위였다.
IMD 평가는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대 분야로 구성된다. 지난해 기업 효율성 평가에서 23위를 차지한 한국은 올해 44위를 차지했다. 전체 순위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다. 생산성이 33위에서 45위로, 노동시장이 31위에서 53위를 기록했다. 경영 관행도 28위에서 55위로 추락했다.
IMD 평가 대상이 69개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기업 효율성 평가는 대체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기업 효율성 부문의 평가가 대부분 설문조사로 이뤄진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IMD 국가경쟁력 평가는 통계자료 165개, 설문조사 92개로 구성된다. 보조지표는 80개다. 설문조사 대상은 전 세계 기업인이다. 정성 평가가 들어가기 때문에 IMD 평가를 두고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기업 효율성 부문의 하위 지표를 보면, 대기업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41위에서 57위를 차지했다. 인재 유치와 기업의 기회·위협 대응 순위는 같은 기간 각각 6위에서 29위, 17위에서 52위로 추락했다. 외국 문화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 순위는 9위에서 35위까지 떨어졌다. 모두 기업인의 설문조사로 평가된 항목들이다.
4대 분야 중 인프라 부문의 순위도 지난해 11위에서 20위로 떨어졌다. 기본 인프라와 기술 인프라 항목의 순위가 각각 21계단, 23계단 하락했다.
반면 4대 분야의 경제 성과 부문의 순위는 지난해 16위에서 11위로 상승했다. 국제무역과 국제투자 항목의 순위가 각각 13계단, 14계단 상승한 덕분이다. 정부 효율성 부문의 순위도 지난해 39위에서 31위로 올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체 순위가 하락한 것을 두고 "지난해 부진한 성과와 내란 사태로 이어진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국가경쟁력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관련 깊다"며 "이재명 정부는 진짜 성장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행해 국가경쟁력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IMD 평가에선 스위스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싱가포르는 올해 2위를 기록했다. 이어 △홍콩 3위 △덴마크 4위 △UAE(아랍에미리트) 5위 △대만 6위 △아일랜드 7위 △스웨덴 8위 △카타르 9위 △네덜란드 10위 순이었다.
미국은 13위를 기록했고 △중국 16위 △호주 18위 △독일 19위 등이 한국보다 높았다. △영국 29위 △프랑스 32위 △일본 35위 등은 한국보다 낮았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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