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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낭비 vs 미래 투자"… 순천 스포츠파크 부결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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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낭비 vs 미래 투자"… 순천 스포츠파크 부결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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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지역 SOC 사업에 제동
정치 갈등에 U대회 유치 좌초 위기


16일 전남 순천시 도사동 주민대표들이 순천시의회 행자위의 '스포츠파크' 부지매입 부결에 항의하고 있다. 순천시의회 제공

16일 전남 순천시 도사동 주민대표들이 순천시의회 행자위의 '스포츠파크' 부지매입 부결에 항의하고 있다. 순천시의회 제공


전남 순천시가 추진 중인 '종합 스포츠파크 조성 사업'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순천시의회가 최근 부지 매입비를 전액 삭감한 것인데, 시의원들이 지역 SOC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반대 시의원들은 순천시 갑 지역구 의원들로, 노관규 순천시장과 김문수(초선·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갈등이 지역 현안 사업으로까지 번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순천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제287회 제1차 정례회 기간인 12일 순천시가 제출한 부지 매입 안을 반대 5명·찬성 3명으로 부결시켰다. 시는 체육시설 건립을 위해 예산 177억 원을 들여 대룡동 효천고 인근 31만9,595㎡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수시분 공유재산 취득 계획(안)’을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순천 지역에 세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고, 시가 대회 유치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시의원들은 부결 이유로 사업이 정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사업 심사를 통과하지 않은 점, 정부차원에 U-대회 유치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그러나 행정 절차상 용지 매입이 먼저 이뤄져야 투자심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국제대회 유치 또한 사전 인프라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순천만 인근 도사동 직능단체 회장단 주민 10여 명이 16일 순천시의회를 찾아 부결 이유를 따져 물으며 의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키도 했다.

민주당 시의원 12명은 입장문을 통해 “공론화 절차가 부족한 상태에서 심사도 받기전에 부지부터 사놓고 보자는 행정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된다”며 “부결이 아닌 전략적 재설계 제안이고,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더 정밀하게 준비해 시민을 위한 전략과 책임행정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순천시는 "이번 부결은 사업의 성패 이전에 행정 절차 자체를 중단시키는 결정으로 순천의 미래 성장 동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