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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가치 쑥쑥…승계 부담은 팍팍

이데일리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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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가치 쑥쑥…승계 부담은 팍팍

서울맑음 / 29.3 °
SK·한화·HD현대·두산 등 주가 급등
기업 거버넌스 개선 기대감 영향
오너일가 상속세 부담 늘어날 수도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상법개정안 추진으로 그동안 눌려 있던 지주사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앞으로 대기업 오너일가들의 승계 부담이 커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지주사 주가는 대선 전후로 급등하는 추세다.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의 주가는 이날 9만6100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약 한 달 전과 비교해 무려 88.4% 오른 수치다. ㈜한화뿐 아니라 같은 기간 HD현대의 주가는 약 60% 올랐으며, 두산은 55%, ㈜LS는 22%의 상승을 보였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그동안 지주사는 국내 대표적인 저평가 주식으로 인식됐다. 자회사 중복 상장으로 인한 ‘더블 카운팅(기업가치 이중계산)’이 주가 상승을 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주사와 사업 자회사가 모두 주식 시장에 상장돼 있다 보니 자회사 가치가 지주사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기업 거버넌스 개선 의지를 나타난 데 따라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자회사 중복상장과 함께 인적분할 및 물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현실화할 경우 이른바 ‘자사주 마법’으로 불렸던 대주주 지배력 강화 전략도 활용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가치가 지속 상승할 경우 기업 오너들의 승계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적잖은 상속세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 가치가 오르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던 한미그룹의 주요 갈등 원인 중 하나도 상속세 재원 마련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주사 가치가 오르는 것은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를 계기로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