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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원환자 추락사’ 정신병원장, 금고 18개월 ‘첫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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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원환자 추락사’ 정신병원장, 금고 18개월 ‘첫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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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23일 정신장애 당사자 단체·가족단체 등 시민단체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신병원개혁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격리·강박 금지 등의 정신건강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해 8월23일 정신장애 당사자 단체·가족단체 등 시민단체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신병원개혁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격리·강박 금지 등의 정신건강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한 환자가 소홀한 안전 관리 탓에 추락사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신병원 원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사망사건과 관련해 병원장에게 벌금형이 아닌 실형이 선고된 첫 사례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9단독 이누리 판사는 지난 12일 업무상과실치사(추락방지 주의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기 안산의 성은병원 원장 박아무개씨에게 금고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입원 전후 보인 언동과 증상에 비추어 자살 내지는 병원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할 위험성이 있음을 주치의이자 시설 관리 총 책임자인 병원장으로서 피해자의 상태 및 과거(2021년 4월) 사고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여 화재 외 평상시에는 창문에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거나 적어도 창문의 피스가 견고하게 부착돼 있는지를 평소 점검하도록 하는 등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에 미흡함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급격한 피해망상 증세로 2023년 3월23일 안산 성은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한 피해자 박아무개(당시 49살)씨는 입원 한 달여만인 4월25일 4층 창문에서 떨어져 ‘추락에 의한 심폐 파열’로 숨졌다. 박씨가 병실에서 나와 창문에 접근하고 창문 고정장치와 잠금장치를 파손한 뒤 뛰어내리는 데까지 몇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병원 안전 관리가 허술했던 정황이 나타났다. 사건 직후 문화방송(MBC)이 보도한 영상에선 병원 관계자들이 추락해 쓰러진 피해자를 휠체어에 태우려 시도하다가 포기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피해자가 척수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과다출혈을 부를 수 있는 위험한 조처였다.



이 판사는“피해자가 당초 자살충동을 보여 그 안위에 대한 염려로 입원조치되었음에도 추락사하는 결과가 발생한 점, 유족이 엄벌을 구하고 있고, 피고인이 그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한 바도 없다고 보이는 점과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병원장 쪽은 1심 판결 하루 뒤인 13일 항소했다.



안산 성은병원 내부. 성은병원 누리집 갈무리

안산 성은병원 내부. 성은병원 누리집 갈무리


2016년 설립돼 280여개 병상을 갖춘 안산 성은병원에서는 이전에도 환자 안전과 관련된 사고가 벌어졌다. 2020년 이 병원이 신우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던 당시 부당한 환자 격리 실태가 드러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 결정을 받고 병원장이 고소를 당했다. 1년 뒤 병원 이름을 바꾸고 현재 병원장이 취임했지만, 3개월 만에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 뒤 2년 만에 피해자 박씨 사망 사고까지 발생한 것이다.



정신병원 사망사고에 대해 병원장의 인신을 구속하는 금고형이 내려진 일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정신병원 병원장 등의 형사책임을 묻는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사망해도 벌금형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정신병원 인권침해에 대한 병원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는 전향적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법원의 판단이 엄격해진 배경으로 춘천예현병원, 부천 더블유(W)진병원, 서울 해상병원 등 정신병원의 사망 사건에 사회적 관심이 모인 것이 짚힌다. 이들 사건에 대한 한겨레 등 언론 보도 뒤 정신장애 당사자 및 가족을 중심으로 한 정신병원 개혁운동이 벌어졌고, 보건복지부의 전국 388개 정신병원 실태조사와 인권위의 20개 정신병원 방문조사로 이어졌다. 인권위는 부천 더블유진병원을 검찰총장에 수사의뢰했고, 인천 모아병원은 검찰총장에 고발한 상태다.



유족을 대리하는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격리·강박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가운데 법원의 이번 실형선고는 정신병원 인권침해에 대해 우리 사회에 울리는 경종이 아닐까 한다”며 “정신병원 인권침해에 대한 개선방안이 마련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병원장 박아무개씨 외에도 이 병원 의사 방아무개씨와 행정원장 이아무개씨를 함께 송치했지만, 검찰이 병원장 1명만 재판에 넘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족들은 사고 뒤 병원 쪽의 구호 조처에 문제가 있었고 진료기록도 허위로 작성됐다며, 핵심 혐의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했으나 기각됐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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