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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아마존 자체 스테이블코인 검토…한국서 이마트·쿠팡도 가능해질까? [머니뭐니]

헤럴드경제 유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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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아마존 자체 스테이블코인 검토…한국서 이마트·쿠팡도 가능해질까? [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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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월마트·아마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검토”
매출 1~3%에 달하는 수수료 절감 효과 기대
與 비은행 원화 스테이블코인 방침에…한은 ‘온도차’
월마트와 아마존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은행 및 신용카드에 기반한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을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월마트와 아마존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은행 및 신용카드에 기반한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을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스테이블코인은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까.”

미국 대형 유통·IT 기업인 아마존과 월마트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뜻한다.

최근 미국 정부는 과거 2019년 페이스북(현 메타)의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프로젝트를 반대했던 것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려는 기조가 강하다. 미국 빅테크 기업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참전하면서 국내 정치권과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美빅테크 기업도 스테이블코인 ‘러브콜’

17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월마트·아마존을 비롯해 여행정보업체 익스피디아와 일부 항공사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와 은행을 통하지 않고 거래할 수 있어 신용카드 결제 매출의 1~3%에 달하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팍소스(Paxos) 등 미국 내 인가받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월마트, 아마존과 같은 거대 유통·전자상거래 업체가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한 대체 결제 시스템을 갖출 경우 전통적인 은행 및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WSJ은 평가했다.


리브라 반대했던 美정부, ‘발행 허용’ 해줄까
관건은 미국 정부가 이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지 여부다. 과거 페이스북(현 메타)이 추진했던 리브라 프로젝트는 글로벌 대체통화를 목표로 하면서 세계 각국 정부의 반발에 부딪혀 좌초된 바 있다. 당시 리브라는 달러·유로·엔화 등 복수의 법정화폐 바스켓에 연동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글로벌 사용자 20억명을 보유한 페이스북이 가상통화를 발행할 경우 미 연준의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리브라는 ‘디엠(Diem)’으로 이름을 바꾸며 법정화폐에 단일 연동되는 구조로 축소됐지만 끝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넘어서지 못하고 2022년 프로젝트를 완전히 종료했다.


디지털 달러 패권 전략…“지금은 기류 달라”
과거 리브라 프로젝트가 다시 거론된 데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기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와 코인의 가치를 일대일로 고정한 만큼 가상 화폐와 달러가 ‘윈-윈’ 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의회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입법을 뒷받침하는 등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 상원 예산소위원회에서 “미국 국채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 입법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사용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iM증권 리서치센터는 “리브라 프로젝트 당시와 다르게 현재 미국은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와 함께 ‘스테이블 코인 제도권 편입’ 전략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달러 패권 유지 및 가상자산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전제 조건에는 ▷복수가 아닌 ‘달러 단일 통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발행 ▷미국의 스테이블 코인 법안인 ‘지니어스(GENIUS)액트’ 통과 등 규제 환경 조성 ▷미 정부가 허가한 발행사와의 제휴 등을 꼽았다.

한국은 ‘비은행권’ 발행에 온도차
한편, 국내에선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정치권과 통화당국 간 온도차가 감지된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주체로서 관리가 힘든 비은행권의 무분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정책 유효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리가 용이한 시중은행권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치권은 비은행으로도 문호를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사실상 당론 발의하며 ‘속도’를 강조한 만큼, 은행이 아닌 회사들이 직접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설 수 있도록 설계했다. 법안에 따르면, 5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국내 법인이라면 누구든지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원화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