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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로 G7 조기귀국한 트럼프…韓 외교, 호재냐 악재냐

뉴스1 임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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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로 G7 조기귀국한 트럼프…韓 외교, 호재냐 악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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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충돌에 쏠린 트럼프 이목…관세·안보 협상 '시간벌기' 가능

"한일 정상회담 등 다자외교 '스킨십' 더 집중 가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025.06.16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025.06.16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사태의 격화를 이유로 16일(현지시각) 예정된 일정을 중단하고 조기귀국했다. 이에 따라 상사 직전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도 불발됐다.

한국 외교에 중요한 한미 정상회담이 미뤄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목이 중동 사태에 집중된 상황이 오히려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관세·안보 사안에 있어 미국의 공세를 일시적으로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상황을 고려해 오늘(16일) 저녁 각국 정상들과의 만찬 뒤 캐나다를 떠난다"라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캐나다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귀국해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 미국 측에서 양해를 구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7일(한국시간 18일)까지 캐나다에 머물 예정이었는데,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벌이고 이란이 반격을 하는 등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조기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도착한 이후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소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만남은 한미가 '줄라이 패키지'로 명명한 관세 협상의 데드라인(7월 8일)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져 관련 논의 결과가 주목된 바 있다. 또 미국이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와 국방비 인상 요구 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진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G7 일정을 소화하면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세 및 안보 문제 협의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G7 회원국이 러시아를 배척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적극 비난하거나, 중동 사태에 대해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G7 차원의 공동성명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며 유럽과 각을 세우는 데 집중한 것과는 차이가 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동맹인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합의나 결과물을 내지 않은 것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관심이 중동 사태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 준다.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휴양 도시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06.16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휴양 도시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06.16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그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이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이재명 정부 첫 다자외교의 실패라는 평가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미국이 떠난 G7'은 한국이 나머지 국가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G7은 한미 정상회담뿐 아니라 이시바 총리와 유럽 정상들과도 상견례를 치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나머지 6개 국가와 유사입장국(like-minded countries)으로서의 첫 단추를 잘 끼워놓고 그다음에 트럼프를 상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의 유예 기간(90일)이 다음 달 8일 종료되지만, 중동 사태가 격화된 현 상황에서 이 유예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을 상대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있다는 평가다.

박 교수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귀국이 보여 주는 것은 현재 미국, 트럼프의 우선순위가 중동 사태 대응이라는 점을 방증한다"면서 "트럼프의 압박이 덜한 틈을 기회 삼아 우리는 우리대로 관세와 안보 협상에 대비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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