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직원들 월례 회의 중 파업 선언
"근무 조건 열악해져... 견딜 수 없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적 명소 루브르박물관이 16일(현지시간) 갑자기 4시간가량 문을 닫았다. 관광객 수천 명이 입장하기 위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예고 없이 운영을 중단한 건 이례적이다. 배경에는 박물관 직원들의 파업이 있었다.
AP통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박물관 직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인 'CGT-문화' 대변인 크리스티안 갈라니는 이날 오전 진행된 월례 회의에서 직원들의 파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노조원 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파업'을 강행한 데 대해 갈라니는 "우리는 너무 지쳐 있었고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월례 회의에서 직원들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근무 조건을 문제 삼았다. 지난 15년 동안 박물관에서 일자리 약 200개가 사라지면서 매표소, 경비 등 전 분야에서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렸다는 게 직원들 주장이다. 일부 건물은 방수가 되지 않는 등 건물 노후화도 심각하다. 직원들은 화장실, 휴식 공간 등의 부족도 호소했다. 무엇보다 감당 못할 수준의 관광객이 매일같이 몰리면서 그야말로 녹초가 됐다고 직원들은 주장했다. 지난해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은 약 870만 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박물관 운영 보조금마저 지난 10년간 20% 이상 감소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월 '향후 10년간 박물관 개보수에 최대 8억 유로(약 1조2,584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이러한 계획이 당장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계획 자체가 박물관 대표 작품인 '모나리자' 전시실 별도 구축에 치중돼 있어 직원들 근무 조건 향상에는 기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박물관 직원 사라 세피안은 "예술 작품을 보호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AP에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근무 조건 열악해져... 견딜 수 없다"
16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 관광객이 줄을 서 있다. 이날 박물관은 직원 파업으로 인해 약 4시간 동안 운영을 중단했다. 파리=AP 연합뉴스 |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적 명소 루브르박물관이 16일(현지시간) 갑자기 4시간가량 문을 닫았다. 관광객 수천 명이 입장하기 위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예고 없이 운영을 중단한 건 이례적이다. 배경에는 박물관 직원들의 파업이 있었다.
AP통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박물관 직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인 'CGT-문화' 대변인 크리스티안 갈라니는 이날 오전 진행된 월례 회의에서 직원들의 파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노조원 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파업'을 강행한 데 대해 갈라니는 "우리는 너무 지쳐 있었고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월례 회의에서 직원들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근무 조건을 문제 삼았다. 지난 15년 동안 박물관에서 일자리 약 200개가 사라지면서 매표소, 경비 등 전 분야에서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렸다는 게 직원들 주장이다. 일부 건물은 방수가 되지 않는 등 건물 노후화도 심각하다. 직원들은 화장실, 휴식 공간 등의 부족도 호소했다. 무엇보다 감당 못할 수준의 관광객이 매일같이 몰리면서 그야말로 녹초가 됐다고 직원들은 주장했다. 지난해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은 약 870만 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박물관 운영 보조금마저 지난 10년간 20% 이상 감소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월 '향후 10년간 박물관 개보수에 최대 8억 유로(약 1조2,584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이러한 계획이 당장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계획 자체가 박물관 대표 작품인 '모나리자' 전시실 별도 구축에 치중돼 있어 직원들 근무 조건 향상에는 기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박물관 직원 사라 세피안은 "예술 작품을 보호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AP에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