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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 英 BBC ‘비피셜’ 떴다…일부 관중석 폐쇄→FIFA 美 클럽월드컵 흥행 참패 위기 “첼시, 5만석 빈 관중들 앞에서 경기”

스포티비뉴스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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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 英 BBC ‘비피셜’ 떴다…일부 관중석 폐쇄→FIFA 美 클럽월드컵 흥행 참패 위기 “첼시, 5만석 빈 관중들 앞에서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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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좋지 않은 일정 탓일까. 아니면 마케팅 실패일까. 첼시가 5만석이 텅텅 빈 경기장에서 클럽월드컵 일정을 이어갔다.

이번 여름, 미국에서 FIFA 클럽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새롭게 개편된 방식으로 막을 올렸지만, 초반부터 ‘관중 텅 빈’ 풍경이 펼쳐지며 흥행 실패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첼시가 출전한 경기에서조차 수만 석의 빈 좌석이 눈에 띄며 FIFA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첼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LAFC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더 큰 주목을 받은 건 ‘텅 빈 관중석’이었다.

‘BBC’는 “첼시가 5만 개의 빈 좌석 앞에서 경기를 치렀다”라면서 “이날 경기의 공식 발표된 관중 수는 22,137명이었다. 최대 71,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스타디움에서 최상단 관중석이 전면 폐쇄됐다. 1층과 2층도 절반 이상 비어 있는 모습이었다”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첼시가 2년 전 같은 경기장에서 뉴캐슬과 프리시즌 경기를 치를 당시 7만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했던 것과도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첼시의 엔초 마레스카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 경기장은 거의 텅 빈 상태였고, 가득 차 있지 않았다”며 “우리는 프로 선수들이고, 이런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가득 찬 경기장에서도, 비어 있는 경기장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FIFA는 당초 이번 경기에서 약 26,000명의 관중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충족되지 않았다. 특히 월요일 오후 3시(현지 기준)라는 평일 근무 시간대에 경기가 열린 것이 저조한 관중 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BBC는 “클럽 월드컵의 새 포맷이 미국 팬들에게는 낯설다. 티켓 가격은 지나치게 비쌌고, 홍보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기 시작 직전 가장 저렴한 좌석은 37파운드(약 6만 5천 원)였고, 경기 도중 온라인에서는 26파운드에 판매되기도 했지만 많은 좌석이 여전히 비어 있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애틀랜타까지는 2000마일(약 3,200km)에 달하는 거리라는 점도 흥행에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LAFC는 본래 참가 자격을 얻은 멕시코 클럽 레온이 실격된 뒤 대체 출전한 팀으로, 지역 팬층 확보가 어려웠다는 점도 지적된다.

LAFC의 150여 명에 불과한 열성 서포터들이 경기장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이는 첼시 팬들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응원과 맞물려 전체적인 열기는 크게 떨어졌다.


BBC의 수석 축구 평론가 필 맥널티는 “거의 5만 석이 비어 있는 경기장은 FIFA에겐 조기 경고 신호”라며 “관중을 사로잡지 못한 이 대회는 이미 일정이 과중한 축구 캘린더에 끼워넣은 ‘실험’이라는 점에서 회의감을 안겼다”고 꼬집었다.

미국 축구 전문기자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애틀랜타 저널’의 더그 로버슨은 “경기가 월요일 오후라는 점도 있지만, 대회 자체가 사람들에게 의미가 없다. 월드컵을 앞두고 사람들이 티켓 구매를 꺼렸을 것”이라며 FIFA의 일정 조율 실패를 지적했다.


또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조너선 탄넨월드는 “FIFA가 미국 내 지역 조직위원회를 제대로 구성하지 않고 모든 걸 직접 운영하려 했다. 미국 팬들에게는 이 대회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케팅이 필수였지만, 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물론 같은 대회의 다른 경기들에서는 대조적인 장면도 나왔다. 이강인의 골로 화제를 모았던 PSG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는 LA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려 무려 80,619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인터 마이애미와 알 아흘리의 개막전도 60,927명을 끌어모았다.

이에 대해 LAFC의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로즈볼에서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오늘은 정반대였다. 어쩌면 LA는 애틀랜타보다 축구를 더 좋아하는 도시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벤피카와 보카 주니어스가 맞붙은 또 다른 경기에서는 비교적 건강한 관중 수가 집계되며 대회 전체의 흥행 실패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FIFA는 이번 클럽 월드컵을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리허설 성격으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경기 시간, 티켓 가격, 지역 마케팅, 대회 인지도 등 여러 문제에서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회 초반 공개된 관중 수는 21,152명, 30,151명, 46,275명 수준이며, 앞으로도 많은 경기가 평일 낮에 배정되어 있어 대규모 흥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와 알힐랄의 경기(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는 200석만 공식 판매 중일 만큼 관심을 끌고 있어, 본격적인 토너먼트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 있다.

이번 FIFA 클럽 월드컵은 화려한 출범을 예고했지만, ‘미국 시장’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흥행과 관심 유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월드컵 전초전으로서의 위상 확보를 위해선 남은 기간 동안 명확한 개선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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