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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라인의 수비력, 코너 외야의 수비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한화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 치중 선수보다는 공·수·주를 두루 갖춘 플로리얼을 선택했다.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최고의 운동 능력을 갖춘 유망주로 극찬을 받았고, 최근 트리플A 성적도 폭격 수준이었던 만큼 한화의 기대도 컸다. 분명 장점이 많다. 하지만 매일 평가가 달라지는 대표적인 선수이기도 했다.
플로리얼은 16일까지 시즌 65경기에서 타율 0.271, 8홈런, 29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83을 기록했다. 모든 지표에서 다 애매하다고 볼 수 있다. 중견수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외국인 타자라면 이 정도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한화는 불가피하게 플로리얼을 대신할 선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시점도 묘하고, 결과도 흥미롭다.
풀로리얼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연장 10회 타석에 들어섰으나 상대 투수 정해영의 몸쪽 공에 오른 손등을 맞았다. 미처 피하지 못했다. 플로리얼은 일단 경기에 남아 주루플레이와 수비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수비에 나갔을 때 자주 손을 터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불안한 기운은 현실이 됐다. 검진 결과 손등에 뼛조각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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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건은 굉장히 안 좋다고 봐야 한다. 구단들은 어떤 외국인 선수든 비상시를 대비해 대안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미국에서 투수보다는 타자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10개 구단 외국인 담당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코로나 시기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꽉 쥐고 있었던 투수들은 어느 정도 풀려가는데, 정작 쓸 만한 타자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는 적응이 더 불리하다. 투수는 와서 정상 컨디션을 만든 뒤 자기 공만 던진다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다. 6주 동안 상대 팀은 기껏해야 1~2번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낯설음의 이점도 있다. 반대로 타자는 KBO리그의 수많은 투수들과 상대를 해야 한다. 투수마다 특성이 다 다르기에 적응이 더 오래 걸린다. 실제 기예르모 에레디아(SSG)의 부상 대체 선수로 데려온 라이언 맥브룸도 끝내 적응을 못하고 저조한 성적 끝에 계약 만료 전 짐을 쌌다. 한화 앞에 놓여 있는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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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전력이 좋고, 외국인 선수들이 잘 받쳐준다면 상위권은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는 KBO리그 무대다. 30개 팀이 있고 각 구단들의 재정적 여건이 판이하게 다른 메이저리그와 달리 모든 팀들이 가을 야구를 보고 달려드는 KBO리그는 전력이 상대적으로 평준화되어 있다. 한화도 올해 예상했던 강력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16일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대권 도전, 우승은 사실 운이 따라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 외에 뭔가가 더 플러스되어야 한다. 일정 운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날씨 운도 따라야 하고, 심지어 상대 외국인 투수를 더 만나는지, 덜 만나는지에 따라 1~2승이 갈릴 수도 있다. 이게 훗날 돌아보면 뭔가 다 하늘이 점지한 듯한 이미지를 만든다. 한화에 올해 진짜 운이 있다면, 대체 선수가 플로리얼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팀의 질주에 공헌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화의 선택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떤 결과가 있을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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