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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갖자는 아내에 "난 정관수술, 정자은행 제안"…오은영 '탄식'

머니투데이 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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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갖자는 아내에 "난 정관수술, 정자은행 제안"…오은영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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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아 정관수술을 했다며, 아이를 원하는 아내에게 정자은행을 제안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아 정관수술을 했다며, 아이를 원하는 아내에게 정자은행을 제안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아 정관수술을 했다며, 아이를 원하는 아내에게 정자은행을 제안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남편과 대화할수록 안드로메다로 향한다는 아내와 자신의 세계관을 이해해 주지 않는 아내가 답답한 남편, '화성인 부부'가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아내는 2세에 대한 생각이 다른 남편에 대해 토로했다.

아내는 "제가 자꾸 아기를 갖고 싶다고 하니까 처음엔 '입양하자'는 이야기하더라. 내가 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아직 한창인데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더니 나중에는 정자은행 이야기를 하더라. 남의 정자를 (받아서 하라는 건지). 그건 반대다. 그러고 싶지 않다. 차라리 안 낳고 말지"라고 말했다.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아 정관수술을 했다며, 아이를 원하는 아내에게 정자은행을 제안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아 정관수술을 했다며, 아이를 원하는 아내에게 정자은행을 제안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이에 대해 남편은 "제가 서른 살 때 아기 안 낳으려고 (정관) 수술했다. 정자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집안싸움을 애들이 보고 자라면 정서에도 안 좋다. 세상에 평화가 찾아오면 그때 가서 아이를 낳아도 충분하다. 아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때 낳으면 서로가 좋다는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남편은 탈북자인 아내를 한국으로 데려와 16년 동거한 끝에 결혼했지만, 아내를 한국에 데려온 이유에 대해 "처음엔 선의였다. 내가 선의가 없었다면 안 데리고 왔을지 모른다. 내가 안타까운 걸 보면 못 참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아내는 "당연히 내가 좋아서 데려온 줄 알았다. 지금 와서 보니까 아닌 거 같더라"라고 속상해했다.

남편은 "자기가 결혼하자고 해서 하지 않았나. (결혼)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 못 낳는 건 입양 얘기도 했었고, 정자은행 얘기도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아내는 "그럼 결혼 전에 자녀에 대한 당신 생각을 말했어야 하지 않나. 그저 나는 (아내가 아니라) 당신의 룸메이트이고 동거인이라고만 느껴진다"라고 섭섭해했다. 탈북자라 기댈 수 있는 가족이 없는 아내는 유일한 가족인 남편의 말에 눈물을 보였다.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는 이유로 어린 시절 집안 싸움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는 이유로 어린 시절 집안 싸움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이후 MC 소유진은 "아내 분은 여기엔 가족이 없지 않나. 진짜 가족, 내 편을 만들고 싶어서 남편을 의지하면서 아이 얘기를 꺼내셨는데 갑자기 정자은행 얘기가 나와서 놀랐다"며 이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 아내 마음을 물었다.

아내는 "젊었을 때 정관 수술했다는 얘기는 들었다. 수술했어도 언제든지 풀면 되지 않나. 그거에 대해서 깊게 생각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아버지가 4살 때 돌아가신 후 형과 어머니와 매일 싸우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보통 집안처럼 싸우는 게 아니라 모든 물건을 다 집어 던졌다. 밥상 던지고 그랬다. 싸우는 가정에서 자라서 '절대 아이를 안 낳겠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마음이 뼈에 사무치게 가슴에 남았다"고 아이를 원하지 않는 이유를 털어놨다.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는 이유로 어린 시절 집안 싸움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화성인 부부' 남편이 2세를 원치 않는 이유로 어린 시절 집안 싸움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남편은 아버지가 어머니와 싸운 뒤 자살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남편분에게 '화'는 두려운 감정이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 중 하나가 아니라 화가 느껴지면 다음엔 두려움에 휩싸인다"고 짚었다.

이어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투시다가 홧김에 자살하셨다고 남편분이 받아들인다면 화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이겠나. 그 이후에 어머니와 형님이 다투는 걸 보면 화를 내기 시작하면 공격적인 행동이 뒤따르고, (당시) 어린 남편분은 안쓰러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위로했다.

바로 위 형님도 군 복무 중 괴롭힘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남편의 사연에 오은영 박사는 "가슴 아픈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며 안쓰러워했다.

이어 "'내 아이가 혹시 생긴다면, 그 아이가 나처럼 불행하고 가여운 어린 시절을 보내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있다. 보통은 노력해서 대물림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정관수술을 해서 내 DNA가 들어있는 정자를 물려주지 않을 거라 했던 거다. 그 마음은 처절함이다. 굉장히 아프고, 고통스러운 마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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