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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재난지원금을 청년에 몰아주자

머니투데이 김동규(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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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재난지원금을 청년에 몰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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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김동규(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재난지원금 이야기가 나온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나눠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5만원을 간절히 원하는 국민도 적지 않을 테고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승수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경제적 효과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1인당 지원금은 소소하더라도 이를 모두 합친 전체 지원금 규모는 상당히 클 것이다. 국민 5000만명 중 3000만명에게 25만원씩 나눠준다고 하면 7조5000억원의 예산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 정도 돈이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지금 당장 마셔버리지 말고 더 많은 물을 퍼올 '마중물'로 삼으면 어떨까. 이제 막 성인이 된 청년 45만명에게 1인당 1600만원을 나눠주는 방안이 어떨까. 청년들에게 몰아주자는 것이다. 그들의 성인입문에 대한 선물이기도 하고, 그들의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노후를 잘 부탁한다는 청탁이기도 하다.

우선 1600만원 중 최대 1000만원은 해외여행 및 해외체류를 지원하면 좋겠다. 물론 미국 유학에 쓰라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어차피 나중에 전 세계를 상대로 우리 상품을 팔아야 할 사람들이다. 하루라도 젊었을 때 전 세계로 나가고 전 세계와 호흡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 거기서 몇 개월이고 체류하면서 세상을 배워야 한다. 한국의 부유층 자제들은 해외경험이 많다. 그럴 여유가 없는 계층의 청년들에게도 유럽 배낭여행을 하고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에서 장기체류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 몇 달의 경험이 그들의 시야를 넓혀 훗날 한국 경제성장의 씨앗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600만원은 학비에 보태쓰든, 학원비에 충당하든 교육비로 쓰도록 하자. 인적자본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테니스를 배우고, 수영을 배우고, 색소폰을 배우는데 쓰는 것도 좋다. 이것도 인적자본 투자다.

그리고 성인 1년차 지원패키지에 종이신문 1년치 구독쿠폰도 포함하자. 45만명에게 신문을 2개씩 선택해 그 구독료를 지원하자. 물론 스포츠신문, 연예신문은 안되고 종합일간지여야 한다. 종합일간지 외에 시사주간지, 시사월간지도 선택지에 포함하자. 45만명 중 1만명이라도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평생 종이신문을 읽는 습관이 만들어질 수만 있다면 그걸로 좋다.

종이신문에는 우연히 만나는 것이 많다. 즉,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민주공화국을 망친다면 세렌디피티가 민주공화국을 구할 것이다. 25만원을 소비에 쓴다면 몇 주 가지도 못할 것이고 그 승수효과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그 역시 경제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돈들을 이제 막 성인이 된 청년들에게 몰아준다면 그 돈은 마중물이 돼 펌프에서 더 큰 물줄기가 나오도록 도와줄 것이다. 25만원의 소비효과 대신 1600만원의 투자효과를 기대해보자. 매년 혈세 7조5000억원을 성인 1년차들에게 투자한다면 10년 뒤, 20년 뒤 한국이 어떤 나라가 돼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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