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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2007년 팀의 지명을 받은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년을 제외한 모든 기간을 SSG, 오직 한 구단을 위해 바쳤다. 혁혁한 실적과 함께였다. 구단과 팬들도 김광현을 떠나보낼 생각이 없었고, 한 구단에서 ‘200승’을 해보겠다는 욕심이 있는 김광현 또한 구단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결국 그 생각이 모여 올스타 브레이크가 오기도 전에 2년 계약안에 합의했다.
그렇다고 해도 협상 난이도가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었다. SSG도 김광현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제안을 할 필요가 있었다. 당장 지난해 또 하나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정과 비FA 다년 계약을 시즌 중에 끝내지 못해 결국 FA 형식으로 4년 계약을 했던 기억이 선했다. 내부에서 꽤 오랜 기간 고심이 이어졌었다. 하지만 올해는 김광현과 일찌감치 계약을 하면서 그런 고민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하나의 기대 효과가 더 있다. 바로 경쟁균형세, 이른바 샐러리캡 계산의 단순화다. 요즘 KBO리그 구단들은 모두 샐러리캡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규정된 한도를 넘어서면 첫 해는 경쟁균형세 납부로 끝나지만, 연속 위반시는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손해로 이어진다. 구단들도 경쟁균형세까지는 몰라도, 드래프트 순번이 뒤로 밀리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 그래서 더 철저한 연봉 구조 설계와 계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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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SSG는 김광현과 계약을 일찌감치 마무리함에 따라 2026년 팀 연봉 계산이 편해졌다. 물론 서진용과 같이 내부 FA가 더 있기는 하지만, 가장 연간 단위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김광현의 연봉이 ‘상수’로 확정됨에 따라 2026년 팀 연봉에 얼마의 여유가 있을지를 대략적으로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조금 넉넉하게 잡으면 오차범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SSG의 테이블에는 오차범위를 계산한 2026년 경쟁균형세 기준 금액이 올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SSG는 근래 들어 외부 FA 시장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다. 이미 대형 다년 계약을 한 선수들이 많았다. 샐러리캡 한도가 빠듯해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했다. “협상 한 번 잘못하면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지난 몇 년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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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내에 취약한 포지션들이나 약점들이 있는 만큼 2025년 시즌 뒤 이 약점을 지울 대형 FA를 영입한다면 전력 보강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물론 샐러리캡은 계속 신경을 써야 하지만, 각오를 한다면 2026년 샐러리캡을 터뜨리고 2027년부터는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오는 설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SSG 내부에서도 더 이상 “외부 FA는 무리다”라는 말보다는 “생각을 해볼 만하다”는 기조로 바뀌고 있다. 청라돔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이를 준비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탱킹’을 하겠다는 건 결코 아니라는 게 분명하다. SSG의 시즌 뒤 행보가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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