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일교, ‘김건희 로비’ 간부 징계위 출석 통보…“질서 어지럽혀”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윤아무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독자 제공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건네려 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윤 아무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16일 한겨레에 “윤 전 본부장에게 오는 20일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징계위원회가 발송한 문서를 보면, 징계 사유로 ‘본 연합에서 규정하고 있는 협회원의 중대한 의무를 위반해 하늘부모님과 천지인참부모님의 위상과 권위를 실추시키고 본 연합의 질서를 어지럽게 했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징계위 결정사항에 이의가 없는 것으로 보겠다는 유의사항도 문서에 담겼다. 출석 일시는 오는 20일이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4~8월 통일교 현안에 대한 청탁과 함께 김 여사 선물 명목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지도층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 쪽의 최근 반박성 입장문을 보면 “민주당 단독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 화살은 통일가(통일교 전체)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통일교 세계선교본부는 지난달 24일 전 교인에게 전파하는 공문을 통해 “일부 언론이 말하는 것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속했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 중 어느 개인의 사적인 동기와 행동”이라며 윤 전 본부장의 청탁 의혹을 ‘개인 일탈’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징계위 출석 통지에 관해 명확한 사실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통일교가 섣불리 징계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는 취지다. 윤 전 본부장 쪽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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