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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7년간 수감됐던 저명한 반체제 언론인인 40대 후반의 투르키 알 자세르를 처형했다고 16일(현지 시간) AP통신, A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2020년 10월2일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영사관 부근에서 사망 2주년을 맞아 숨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포스터를 시민들이 들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
사우디아라비아가 7년간 수감했던 반체제 언론인을 처형했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체포한 언론인 투르키 알 자세르(Turki al-Jasser)의 사형을 지난 14일 집행했다. 사우디 국영통신은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재판 장소와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각국 주요 외신들은 이 같은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알 자세르는 사우디 최고법원에서 테러 및 반역 혐의로 사형이 확정됐다. 알 자세르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아랍의 봄, 여성 인권, 부패 문제 등을 다뤄온 언론인이었다.
그는 2018년 자택에서 체포돼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압수당했으며, 이후 익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으로 사우디 왕족의 부패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언론인 보호위원회(CPJ)는 알 자세르가 X(옛 트위터)를 통해 무장단체 관련 발언과 왕실 비판 글을 올린 것을 사우디 당국이 문제 삼았다고 밝혔다.
국제 반사형제 단체 리프리브(Reprieve)는 "빈 살만 왕세자(Mohammed bin Salman)를 비판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는 곧 사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다시 보여줬다"며 "알 자세르는 사실상 '언론 활동'으로 비공개 재판을 거쳐 처형당했다"고 비판했다.
과거 사우디의 인권 실태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사우디의 사형 집행 건수는 330건에 달하며 처형 방식도 참수 등 강경한 수단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도 SNS 게시글을 이유로 외국 국적자들이 수년형을 선고받거나 구금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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