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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폭스 뉴스의 브렛 바이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폭스 뉴스 영상 갈무리 |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방향이 ‘핵 폐기’를 넘어 ‘정권 교체’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습의 ‘가능한’ 결과로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 교체를 시사했고, 이란도 보복 강도를 높이고 있어 전화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현지시각)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가 이스라엘의 군사적 노력의 일부인지 묻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확실히 그 결과가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 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난 13일 “핵 위협과 탄도 미사일위협이라는 두 가지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고 이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있다”며, 이란 핵 시설 제거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이란 정권에 대한 비난이 강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이 선동적인 정권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행동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를 가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네퓨 전 국무부 소속 이란 전문가는 워싱턴포스트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핵 폐기가 아니라 이란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는 느낌이 든다”며 “위험성이 높은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이란 공습 이후 미국 고위 관계자들과 이스라엘이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한 당국자는 “이란이 미국인을 살해했나. 그들이 그렇게 할 때까지 정치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보도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사실이 아닌 보도가 많다”며 해당 계획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며, 미국도 자국의 이익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전쟁이 몇 주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럴 경우 양국 모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모두 경제·사회 급소에 해당하는 에너지나 전력 시설, 행정 기관 등을 집중 공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란 가스전 사우스파르스 14광구의 천연가스 공장과 테헤란 외곽의 샤란 석유 저장소와 연료 탱크 등이 파괴되었고,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의 석유 기업 바잔의 정유 공장과 송유관도 공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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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하이파의 정유소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이파/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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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각) 이란 부셰르 주에서 이스라엘 드론에 의해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이 공습 당해 불이 붙고 있다. 이란 국영 방송(IRIB) 영상 갈무리. AP 연합뉴스 |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국민들을 향해 이란 정권의 경제적 무능함과 비도덕성을 강조하며 내부 반발을 유도하는 발언도 자주 해왔다. 13일 첫 공습 직후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일어서서 당신들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하라”고 이란 국민들의 내부 동요를 선동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런 선동이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 공격을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릴 경우 최고 6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전역 공습에도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기반 반이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날 이란 내부 정보원 2명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가족들과 함께 지하 방공호(벙커)에 은신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월과 10월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작전을 수행할 당시에도 하메네이는 여기에 숨어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 다른 매체들도 하메네이가 보안이 강화된 안전한 장소에 피신해 있다고 전했다.
최우리 기자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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