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테크M 언론사 이미지

[결정적e장면] 세계 최강 태국 선수가 韓 FC온라인 리그에 도전한 이유

테크M
원문보기

[결정적e장면] 세계 최강 태국 선수가 韓 FC온라인 리그에 도전한 이유

속보
국민의힘 윤리위,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이소라 기자]


'파타나삭 워라난'

사실 이름만 들어도 미운 선수였다. 18년 동안 FC(전 피파)로 만들어진 수많은 게임의 리그를 취재한 기자는 '파타나삭'의 이름을 명확하게 기억한다. 온갖 국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을 줄줄이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들은 매번 태국 선수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태국 선수들만 만나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파타나삭을 만나면 수비가 무너졌다. 많은 골을 실점했다.

파타나삭은 태국을 넘어 세계에서 최강으로 불렸던 선수다. 이미 글로벌 톱을 찍었고 자국에서는 상대할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최강의 포스를 뿜어냈다. 한국 입장에서는 참 얄미운 선수가 아닐 수 없었다.

그가, 한국에 왔다

그런데 그가,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눈을 비비고 다시 이름을 확인했다. 파타나삭. 한국 선수들을 괴롭히던 그 파타나삭이 맞았다. 태국 최고의 선수였던 그가 왜 한국에 온 것일까. 너무나 궁금해졌다.


넥슨은 2025년 FC온라인 리그에 엄청난 투자를 시작했다. 총상금 20억원 규모로 연간 단위 리그를 계획했다. 이에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팀 8개가 프렌차이즈를 선언하고 리그에 들어왔다.


파타나삭은 DK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에게는 저승사자였던 그가 한국 리그 제패를 위해 먼 타국에서 온 것이다. 이미 세계 최강이었던 그가 무모하리만큼 엄청난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왜, 왔을까

외국인 용병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대만 용병 '닐' 리우창헝이 샌드박스 게이밍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잘 적응했고,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언어가 다른 한국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파타나삭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자국에서는 이미 최고의 프로게이머라는 호칭을 받고 있는 그가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에 혈혈단신으로 들어와 힘든 도전을 이어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는 심심했다. 태국에서는 그의 상대가 없었다. 게다가 신예 선수들이 더이상 발굴되지 못했고, 매번 같은 선수들과 경쟁해야 했다. 이겨도 뭔가 신나지 않았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다.

한국 리그 수준은 세계 최강

파타나삭은 자신이 아무리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을 자주 이겼다 해도, 결코 한국을 얕본 적이 없다. 그가 상대한 한국은 매번 선수들이 달라지고, 달라진 선수들 모두가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부러웠다. 단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한국 선수들은 늘 최고였다. 그런 최고의 선수들과 자주 붙고 싶었다. 마침 한국에서 엄청난 상금 규모로 리그를 한다고 발표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사진=이소라 기자

/사진=이소라 기자


한국은 최고의 e스포츠 인프라를 가진 국가다. 그는 그렇게 한국의 선진화된 e스포츠 리그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매일 경기를 연구하는 최고의 선수들과 맞붙고 싶었다. 그렇게 그는, 한국에 왔다.

실력 향상은 기본..."너무 재미있어요"

그는 말했다. 지금까지 프로게이머 인생 중 지금이 가장 잘하는 것 같다고. 이렇게 열심히 연습한 적도 없었다. 매번 공격 일변도로 경기를 펼쳤던 그는 이제 약점이었던 수비까지 보완했다. 한국 선수들을 상대하려면 어쩔 수 없이 실력을 키워야 했고, 그것이 그를 성장시켰다.

그는 재미있었다. 계속 실력이 늘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승패를 떠나 큰 재미를 느꼈다. 게다가 한국 팬들도 조금씩 자신을 응원하고, 자신의 도전을 격려하기 시작했다. 자국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뿌듯함이었다.

게다가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어려운 상대들을 꺾고 4강까지 올랐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았던 파타나삭은, 한국에서 다시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했다. 그렇게 코리안 드림이 완성되는 듯 했다.

그래도, 아쉽다

사실 32명 중 4강이면 정말 잘한 성적이다. 하지만 그는 아쉬웠나보다. 4강에서 '오펠' 강준호에게 패했고, 3~4위전에서는 '샤이프' 김승환에게 졌다. 특히 3~4위전에서 패한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쉬움이 역력했다.

/사진=이소라 기자

/사진=이소라 기자


언어가 통하지 않는 너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첫 리그에서 이정도의 성과를 냈다면 스스로를 칭찬해도 될 일인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하기사, 그는 재미있는 승부를 원했다. 그리고 지는 경기는 재미가 없지 않겠는가.

한편으로는 한국 리그에 오고 싶어하는 세계 최강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느낀다. 그리고 파타나삭이 코리안 드림을 이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개 숙인 파타나삭 말고, 활짝 웃는 파타나삭을 보고 싶다.

/사진=이소라 기자

/사진=이소라 기자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