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지역 거주' 증명하고 유권자와 소통 위한 조치
총격 사건 계기로 개정 움직임…노스다코타주, 자택 주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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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민주당 주 하원의원 멀리사 홀트먼과 그녀의 남편 마크가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인 밴스 볼터(57세) 거주지 인근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2025.06.14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미국 미네소타에서 주의원들이 피살되자 일부 주가 정치인들 주소를 비공개 처리하는 등, 미국에서 공공 이익을 위한 정보 공개와 신변 보호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노스다코타주는 전날 입법위원 약력 페이지에서 의원들의 자택 주소를 전면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존 디. 비욘슨 노스다코타 입법위원회 국장은 "미네소타의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모든 주소를 삭제하기로 신속히 결정했다"며 "투명성과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재정립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당국도 정치인 사생활 보호 조치를 검토하고 나섰다. 미시간주 경찰은 의원들을 상대로 보안 브리핑을 실시했고,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경찰은 의원 자택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미국 전역의 주의원들은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유권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자택 주소 공개를 감수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의원들은 행정부 고위 인사들처럼 업무 외 시간에 별도의 경호를 받지 못한다. 정치적 담론의 과격화로 이들이 점점 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캔자스주의 민주당 하원의원 스테파니 소여 클레이턴은 "유권자들에게 내가 실제로 지역구에 거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주소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해뒀다"며 "우편함(P.O. Box)만 있으면 진정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성을 위해, 그만큼 위험을 감수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시 웨인스타인 오하이오주 민주당 상원의원은 "솔직히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며 "가족이 위험에 처할까 봐 두렵다. 내가 공직에 있는 것이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심경을 전했다.
카렌 휘트셋 미시간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자택 주소를 캠페인 웹사이트에서 삭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이곳에, 지역구 유권자와 함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시간주는 주법으로 주의원들의 주소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휘트셋 의원은 과거 협박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이번 사건 이후 다시 총기 은닉소지 허가를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허가증으로 의사당 내에서도 총기를 휴대했다고 밝힌 그녀는 "보안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경찰은 미네소타에서 민주당 소속 주의원 부부를 살해하고 도주 중이던 총격범 밴스 볼터를 이날 체포했다.
범인은 전날 새벽 경찰을 사칭해 존 호프먼 미네소타주 주 상원의원의 자택과 멀리사 홀트먼 주 하원의원 자택을 차례로 찾아 총격을 가해 호프먼 부부가 부상했고, 홀트먼과 그녀의 남편은 사망했다.
미네소타주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암살로 추정된다고 보고 있다. 총격을 당한 의원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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