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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불화설 돈 머스크, 버핏과 다르지만 닮은 구석도 있다 [조원경의 현인들의 경제적 조언]

헤럴드경제 최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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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불화설 돈 머스크, 버핏과 다르지만 닮은 구석도 있다 [조원경의 현인들의 경제적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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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가운데)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관세를 부과한 소란스러운 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맨 오른쪽)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브로맨스 관계가 파열로 치달으면서 수십억 달러의 시장 가치와 정부 계약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로이터·AFP·게티이미지]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가운데)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관세를 부과한 소란스러운 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맨 오른쪽)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브로맨스 관계가 파열로 치달으면서 수십억 달러의 시장 가치와 정부 계약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로이터·AFP·게티이미지]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제 51차 주요 7개국(G7) 회의가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개최되는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자무대에 선 첫 회의로 미국과 일본간의 양자회담도 열린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내세운 세 가지 핵심사항은 우리 공동체와 세계보호, 에너지 안보 구축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미래에 대한 새로운 파트너십 확보다. 세부 과제로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공공과 민간 부문 인공지능(AI) 도입 촉진, 양자 기술 잠재력 실현도 논의의 중심에 있다. 지구촌 공동체와 세계보호를 위해서 우리는 어떤 주제에 초점을 두어야 할까? 평화와 안보 강화, 산불 공동 대응 노력 조율, 외국의 부당한 간섭과 초국가적 범죄에 공동 대응하는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봄은 유별했다. 기온과 강수량 변화가 눈에 띄게 심했다. 건조한 날씨가 한동안 계속되다가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변덕이 죽 끓듯 했으니 말이다. 지구촌은 기상재해로 몸서리를 쳤다.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근 40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중에서 가장 심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크고 작은 화마가 있었다. 그래서였나? G7에서 여기저기 참사로 이어진 산불에 대한 지구촌의 공동 대응 조율은 너무 중요하다. 산불은 기후 변화, 환경오염, 국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제적인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G7은 세계 경제 강국들로 구성되어 있어 산불 진화와 재해 복구에 필요한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산불을 기후변화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는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 때문이 아니라 자연적 현상이라고 믿는다.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책을 세우는 것을 반대하는 그를 보며 기후변화에 민감한 많은 전문가는 그의 태도를 비난한다. 그들 중에는 환경론자만이 있는 게 아니다. 지난 5월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은퇴를 선언한 워렌 버핏도 있다.

버핏은 60년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어왔다. 후계자로는 그렉 아벨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을 추천했다. 회장에서 물러난 워렌 버핏은 산불과 기후 위기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 이유에는 어떤 게 있을까? 우선 산업적 리스크를 들 수 있겠다. 버핏은 에너지 유틸리티 사업에 대한 산불 증가 문제, 특히 미국 서부 대형 산불이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산불로 인해 전력 기업의 수익이 감소하고, 전력망의 안정성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 보험 산업 리스크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산불, 폭우 등 기후 관련 재해는 보험금 지급 증가로 이어져 회사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 그는 미래 세대를 아끼는 투자가로서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차원에서 산불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본다. 기후변화의 피해는 해가 갈수록 점점 심화하고 있다. 또한 버핏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후 변화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만 인식하지 않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로 생각한다. 버핏은 정치사안이나 논란이 될 주제에 대해 언급을 피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이래 어떤 후보도 공개로 지지한 적이 없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버핏이 지난 3월 CBS 뉴스의 ‘선데이 모닝’ 인터뷰에서 관세는 사실상 전쟁 행위라는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는 트럼프를 향해 반기를 들었다고 봄이 옳다. 버핏은 기업들이 미국에서 파는 제품을 미국에서 만들도록 강요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 입장이다. 특히, 무역은 무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무역은 서로 협력하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지구상의 75억 명을 달갑지 않게 만들 거라 말했다. 버핏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며, 관세 전쟁을 피하고 협력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린 이는 워렌 버핏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1등 공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동맹 관계가 파국에 이르렀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잦은 돌출 행동을 감행해왔던 머스크는 백악관 실세들의 눈 밖에 났다. 머스크의 발언 수위가 선을 넘자 그를 두둔해오던 트럼프마저 등을 돌렸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공개 비난을 퍼붓는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논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머스크를 ‘대단한 마약 중독자’로 칭했다. 한때 세기의 브로맨스를 자랑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예상대로 오래가지 못했다. 둘 다 성격이 불같고 예측하기 어려워 일찌감치 이들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많은 이가 봤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DOGE 수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트럼프가 머스크의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에 대한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이 머스크를 자극했다고 언급했다. 머스크가 130일간 DOGE 수장직을 수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각료들과 자주 충돌해 트럼프와의 관계에 균열은 시작된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당초 백악관을 조용히 떠날 생각이던 머스크는 모욕감을 느껴 트럼프 저격수로 돌변했다. 특히 머스크는 트럼프의 감세 법안을 전면적으로 공격했다. 트럼프가 “크고 아름다운 법(메가 법안)”이라고 자부하는 이 법을 두고 역겨워 폐기할 거라 비판한 것이 둘 간의 이별로 치닫게 한 것이다. 머스크는 권력의 힘에 어쩔 수 없엇을까.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이 했던 일부 비판적 발언을 “후회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이나 미래는 알 수 없다.

이런 머스크를 보며 버핏은 어떤 생각을 할까? 버핏과 그의 오랜 친구이자 해서웨이 부회장이었던 작고한 찰리 멍거는 자신들과 머스크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머스크는 불가능한 일들에 도전해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쉬운 일을 찾는다.”


그들은 머스크가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크게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고 했다. 자신들은 우리는 그렇게 많은 실패를 원치 않는다는 말을 곁들였다. 버핏은 머스크가 매우 뛰어난 사람이고, IQ가 170은 넘을 것으로 추측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머스크가 꾸는 꿈에 대해서 기초가 튼튼하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버핏은 모든 시간을 일에 쏟아 붓는 머스크의 생활스타일은 자신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머스크도 버핏이 하는 일을 하라고 하면, 별로 즐겁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 기질의 차이가 보인다.

버핏은 일을 성취하려는 머스크의 집념을 높이 사되 만약 어떤 일이 평생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그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버핏은 머스크는 이미 중요한 많은 일들을 해냈고, 그런 결기를 존중했다. 그 결기를 ‘광기’로 보지는 않았고 불가능한 것을 해결하려는 집념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그런 작업이 버핏 자신에게는 고문과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버핏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론 머스크는 버핏을 비판하며 “버핏이 주장한 경제적 해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했다. 과거에도 버핏과 머스크는 이를 두고 여러 차례 갈등을 겪어왔다. 버핏은 “경제적 해자”를 기업의 경쟁력 강화 요소로 강조하며,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러한 해자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반면 머스크는 테슬라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 혁신을 추구하며, 버핏식의 전통적인 사업 방식을 비판했다. 적이 쳐들어오는데 방어책이 오직 해자뿐이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게 머스크의 견해다. 버핏이 주장하는 ‘경제적 해자’는 기업이 경쟁 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어적인 구조를 의미한다. 경제적 해자는 높은 진입 장벽과 경쟁 우위는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버핏에 따르면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은 투자 가치가 높다. 그는 안정적인 수익성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해 이런 기업에 투자할 것을 주문한다.


버핏과 머스크가 다른 인물이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공통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건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둘은 많은 노력을 하며 진취적인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둘이 독서를 즐기는 인물이라는 점도 닮았다. 머스크는 어린 시절 책벌레였고 버핏의 취미는 책읽기다. 사색과 공상이 서로 다른 둘을 사업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 것은 분명하게 보인다. 좋은 책은 아무리 많이 읽어도 넘침이 없다. 자기만의 세상을 구축한 그들 둘 다 본인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세계관이 확실한 점도 빼 놓을 수 없는 공통점이다. 그게 그들의 성공비결이 아닐까 한다.

워렌 버핏(1930. 8.- )은 미국의 기업인이자 투자가다. 뛰어난 투자실력과 기부활동으로 인해 흔히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린다. 투자만으로 역사상 길이 남을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시골 도시인 오마하에서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본사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