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앞세워 유럽시장 확장 출사표

헤럴드경제 김성우
원문보기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앞세워 유럽시장 확장 출사표

서울맑음 / -1.4 °
세계 3대 레이싱 대회 ‘르망 24시’서 발표
佛·伊·네덜란드·스페인 4개국에 진출
럭셔리 전기차 수요높은 국가 집중공략
GV60·70, G80 전기차, 내년 고객 인도
제네시스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현장에서 유럽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유럽시장 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자비에르 마르티넷 제네시스 유럽법인장.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현장에서 유럽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유럽시장 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자비에르 마르티넷 제네시스 유럽법인장. [제네시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동화 모델을 앞세워 유럽 핵심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제네시스는 13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현장에서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1년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과 스위스 등 유럽 3개국에 진출한 이래 4년 만의 확장으로, 유럽 핵심 시장으로 분류되는 국가에서 모두 사업을 영위하게 됐다.

이날 발표에는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 디자인 본부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사장),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 등이 참석했다.

마르티넷 법인장은 “이번 유럽 4개국 진출은 제네시스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한 핵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럭셔리 전동화 모델에 대한 유럽 시장의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네시스만의 차별화한 디자인과 고객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소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시장 확장의 선봉에 서는 모델은 GV60·GV70·G80 전동화 등 전기차 핵심 라인업이다. 올해부터 차량 판매를 시작하고, 2026년 초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국가별로 구체적인 판매시점과 방식은 추후 공개된다. 제네시스가 진출을 선언한 이번 4개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은 2035년 내연기관 차판매가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동시에 럭셔리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이탈리아 등 4개국의 고급차 시장은 약 93만대 규모로, 이 가운데 전기차는 전체의 22.6%(21만대)를 차지했다. 특히 럭셔리 소비 문화가 발달한 프랑스는 고급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달한다.

아울러 유럽은 2027년 전체 럭셔리카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질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제네시스가 전동화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것 역시 이 같은 시장 환경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제네시스가 글로벌 3대 모터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르망 24 무대에서 유럽 럭셔리 전동화 시장 공략을 공언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유럽의 럭셔리 자동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기존의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가 견고한 기반을 갖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非) 유럽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르망24에서 럭셔리 전기차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친 것은 그만큼 기술력과 제품 성능면에서 자신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며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사업 확장을 발표하면서 톡톡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레이싱을 즐기는 고성능차 마니아들에게 브랜드의 기술력과 성능, 디자인을 직접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시장 진출 주력 차종 중 하나인 제네시스 GV60 [제네시스 제공]

유럽시장 진출 주력 차종 중 하나인 제네시스 GV6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가 제시한 유럽 시장 공략 키워드는 ‘럭셔리 전동화’다.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들은 2024년과 2025년 카앤드라이버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잇따라 수상하는 등 현지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 내 대중화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가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5, EV3와 EV6 등 다양한 전기차로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제네시스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1~4월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55만8262대를 기록, 유럽연합(EU) 전체 시장 점유율의 15.3%를 차지했다.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총감독(왼쪽부터),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겸 GMR 레이싱 어드바이저,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 디자인 본부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사장), 가브리엘 타퀴니 GMR 스포츠 디렉터, 저스틴 테일러 GMR 최고 엔지니어, 아누크 아바디 GMR 팀 매니저가 GMR-001 하이퍼카 실차 디자인 모델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총감독(왼쪽부터),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겸 GMR 레이싱 어드바이저,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 디자인 본부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사장), 가브리엘 타퀴니 GMR 스포츠 디렉터, 저스틴 테일러 GMR 최고 엔지니어, 아누크 아바디 GMR 팀 매니저가 GMR-001 하이퍼카 실차 디자인 모델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한편 제네시스는 유럽 시장 확장 전략에 발맞춰 르망 24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르망 24는 인디애나폴리스 500이나 포뮬러 원(F1) 모나코 그랑프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3대 모터스포츠 대회로 여겨진다. 르망 24시 단일 대회 우승은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 종합 우승과 비견될 정도로 그 위상이 높다. 제네시스 레이싱팀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지난 14일과 15일 열린 르망 24시의 ‘LMP2 클래스’에 출전했다.


지난 1923년 시작된 르망 24시는 ‘내구 레이스의 기원’이라 불릴 만큼 오랜 역사와 위상을 자랑하는 대회다. 세 명의 드라이버가 24시간 동안 교대해 가며 동일한 차량으로 13.626㎞의 라 사르트 서킷을 쉬지 않고 반복 주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제네시스는 이날 경기장 인근에 총 200㎡ 규모의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제네시스의 정체성과 향후 비전을 함께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고성능 럭셔리차인 ‘GMR-001 하이퍼카’ 모델도 유럽 무대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제품은 ‘고성능 럭셔리’에 대한 제네시스의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자 향후 제네시스가 르망 하이퍼카 클래스에 내세울 것으로 기대를 받는 모델이다. 제네시스가 그간 쌓아온 고성능차에 대한 기술력과 미학적 정체성의 결합한 제품이다. 디자인은 한글 단어 ‘마그마’의 초성에서 착안해 한국의 정서를 기하학적인 형태로 표현한 리버리 디자인을 자랑한다. 아울러 현장에는 마그마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엑스 그란 베를리네타 콘셉트, GV60 마그마 콘셉트도 직접 전시됐다. 또 ‘브랜드 히스토리 월’도 전시, 제네시스의 지난 10년 간의 여정을 기술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관객들에게 알렸다.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를 통해 내구 레이스 운영 노하우와 기술 데이터를 축적하고, 내년 WEC 하이퍼카 클래스 데뷔를 노린다. 이를 책임질 신임 운영진 3인은 아누크 아바디 매니저(FIA 및 GT 내구레이스 베테랑)와 저스틴 테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창설하면서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본격적인 모터스포츠 전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에 들어갔다”며 “법인 본사 및 주요 기술 센터의 이전을 통해 제네시스 유럽 법인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며, 또한 주요 부품 공급처인 오레카 본사와 인접한 프랑스 르 카스틀레 지역에 차량 개발 및 정비 등을 위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전용 거점을 설립해 시너지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망(프랑스)=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