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2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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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너드 로더 에스티로더 명예회장. 에스티로더 |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스티로더는 공식 성명에서 로더 명예회장이 전날 가족들 곁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로더는 1958년 부모가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설립한 회사를 물려받아 클리니크, 아베다, 맥 코스메틱스, 톰 포드 뷰티, 바비 브라운, 조 말론 런던, 라 메르, 랩 시리즈 등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다.
그가 회사에 합류했을 때 연간 매출은 80만 달러(약 11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009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때 에스티로더의 매출은 약 9125배인 73억달러(약 10조원)에 달했다. 1995년 11월 기업공개(IPO) 첫날 주가는 33%나 급등했다.
사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개인 자산도 함께 늘었다. 2023년 3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262억달러(약 35조9000억원)로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명이었다.
그는 2001년 '립스틱 지수'라는 경제지표를 창안해 명성을 얻었다. 경제침체기에도 화장품, 특히 립스틱 구매는 경기와 반비례하는 '립스틱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 실제 9·11 테러를 겪은 2001년 가을, 미국의 립스틱 판매는 11% 증가했고, 앞서 대공황 때는 화장품 전체 판매가 25% 늘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예술·교육·외교·의료 분야 자선활동에 헌신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입체파 작품 78점을 기증했으며 휘트니 미술관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첫 번째 아내 에블린이 생전 창립한 유방암 연구재단(BCRF)을 후원해 '핑크리본 캠페인'으로 불리는 유방암 퇴치 운동의 확산을 도왔다.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재단을 설립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임직원을 위한 긴급 구호기금을 설립하기도 했다.
스테판 드 라 파브리에 에스티로더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로더 회장은 산업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이콘이었다. 리더로서의 비전과 따뜻한 리더십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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