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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에서 객실로 들어온 휴머노이드 로봇···다음엔

테크42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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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에서 객실로 들어온 휴머노이드 로봇···다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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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객실 담당 직원들은 이제 그만!’

호텔 객실 청소 및 정리 담당 직원들의 일자리가 위험해졌다.

중국의 세계 첫 호텔급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이 말 그대로 인간을 대신해 객실의 모든 것을 담당할 채비를 마쳤다. 이 로봇은 객실 청소, 객실 용품 비치에 화장실청소까지 한다. 물론 고객 응대도 할 수 있다.

중국의 로봇업체 제리스 로보틱스(Zerith Robotics)가 최근 특별 제작한 휴머노이드 청소 로봇 제리스 H1을 공개했다.

이 로봇 개발업체는 이를 통해 호텔 경영자들이 기존 호텔 객실 관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로봇은 조만간 호텔의 가장 노동 집약적인 업무인 객실 관리 방식을 재정의하게 될지도 모른다.


제리스 H1은 호텔 객실 관리 작업용으로 특별히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인력 부족과 운영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 업계에 미래지향적인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제작됐다.

로봇이 처리할 수 있는 작업 범위에는 샤워실, 화장실, 세면대 청소에서부터 객실 진공 청소, 객실 편의용품 보충에 이르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H1은 유연한 범용 바퀴 위에 스스로 높이를 조절하는 본체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유연성과 정밀성을 결합해 좁은 호텔 복도를 매끄럽게 이동하고 다양한 구조의 객실에 적응한다.


바닥 걸레질, 미래지도 제작

ⓒTech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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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스 H1은 최근 공개된 영상(맨 아래)에서 객실을 자율적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바닥을 진공 청소하고, 사람의 도움 없이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깔끔하게 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집안일 관리(빨래개기, 컵에 음료따라 갖다주기, 프라이팬에 요리하기)로 화제를 모았던 반면, 제리스 H1은 완전히 다른 영역인 호텔같은 상업시설 접객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차이점은 매우 중요해 보인다.


호텔은 혼잡하고 어수선한 공간, 여러 표면으로 이루어진 환경, 그리고 높은 기준에 맞춰 정밀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등 고유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H1 개발자들은 이 로봇이 이러한 요구들을 정면으로 충족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한다.

제리스 H1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수직면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몸을 숙여 바닥에서 물건을 집어 올리고, 세면대 주변에 세면 용품을 올려놓고, 신발장의 신발을 정리하면서도 가구나 손님과 부딪히지 않을 수 있다.

유연한 범용 바퀴, 컴팩트한 디자인, 그리고 지능형 공간 지도제작(매핑) 시스템은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기동성을 제공한다.

미래의 집사

하지만 제리스 로보틱스의 야망은 H1의 활용을 객실 청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회사는 H1 로봇이 다기능 온디맨드 비서 역할을 하는 새로운 버전을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투숙객이 호텔 앱을 통해 수건을 요청하면 H1이 즉시 문 앞에 도착하여 수건을 배달하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또는 투숙객이 떠난 것을 감지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객실 청소를 해주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리스는 H1을 통해 이러한 고도로 효율적이고 투숙객 친화적인 경험을 미래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로봇이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직원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지루하고 따분하며 힘든 업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는 언제나 믿음직한 비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로봇기기들은 지난 수년 간 각 가정의 카펫을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고 바닥을 닦으며 쓰레기통을 청소해 왔다. 하지만 노르웨이 1X에서부터 미국 테슬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집안일을 도와줄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 안드로이드 로봇이 지저분한 집이나 로봇 손에 빗자루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은 여전히 드문 일이다.

제리스는 칭화대학교와 장화이(江淮) 첨단기술센터가 올해 1월 공동 설립한 중국 로봇 스타트업이다.

제리스는 중국 바이두(검색, 웨어러블,스마트 기기),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아이플라이텍(음성인식 SW와 AI 솔루션), 메이디(가전) 같은 선도적인 기술 및 산업 대기업 출신의 다양한 인재들을 영입해 AI, 인터넷 기술, 스마트 제조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민 위헝 제리스 로보틱스 창업자는 “우리는 궁극적인 목표가 가정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접객 산업을 선택했다. 호텔은 명확한 수요와 재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통해 가정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표준 시나리오다”라고 말했다.

그는 H1 로봇이 가정용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다음 가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제리스가 궁극적으로 H1을 가정 도우미로 보급하고자 한다면 일반 소비자에게 비싼 이 로봇 공급가부터 내려야 한다. 이 로봇의 각겨은 1만3700달러(약 1874만원)다.

하지만 대당 9000만원 짜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 ‘스팟’이 나온 이후 중국 유니트리가 사족 보행 로봇의 가격을 크게 내린 것을 본다면 로봇 보급확대에 따른 가격인하 전망은 자연스럽다. 유니트리의 최저가 4족 보행 로봇 개 ‘고1 에어’는 현재 2700달러(약 37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지난 2월 엔젤 투자 라운드를 완료해 수천만 위안(수십억원)을 투자받았으며, 로봇 양산에 돌입하면서 수백만 위안(수억원)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올해 5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납품할 계획이며 서비스, 교육, 엔터테인먼트, 전시 분야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봇이 호텔에서 활약하는 시대 성큼

미국 호텔 및 숙박 협회(AHLA)의 한 관계자는 청소 로봇이 인간 노동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지만 이 분야의 인력 부족은 인정하고 있다

올해 초 이 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조사 참여 호텔의 거의 65%가 지속적인 인력 부족을 보고했다.

이 중 객실 유지관리 인력 부족이 가장 많았고(38%), 프론트 데스크 역할(26%)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호텔은 요리직과 유지 보수 역할을 맡을 인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호텔은 아직 로봇을 직원에게 널리 도입하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로봇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시애틀의 아스트라 호텔은 로봇 집사 스파키(Sparky)가 룸서비스 주문을 기꺼이 배달해 준다. 타임스퀘어의 요텔 뉴욕(Yotel NYC)은 체크인 전후에 짐없이 걷고 싶은 투숙객들을 위해 4.5m 로봇 팔로 짐을 로비에 있는 보관함에 올려준다.

호텔에서의 로봇,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은 피지컬 AI가 점점더 로봇과 능숙하게 결합되고 일체화되면서 더 분명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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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계 최초의 로봇 호텔’은 기술적 문제로 인한 손님들의 불만이 나오면서 기계가치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자 200명의 로봇 직원 중 절반 이상을 해고했다. 한 직원은 “이제 손님들로부터 로봇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지 않으니 더 쉬워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엄청나게 발전한 AI와 로봇,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과의 결합 및 이를 실용화하려는 노력은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인 유능한 데가 사람처럼 일하는 호텔 로봇집사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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