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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성'은 옛말… 지방간염, 이제는 '대사성 간질환'" [인터뷰]

하이닥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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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성'은 옛말… 지방간염, 이제는 '대사성 간질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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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그동안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간염'으로 알려졌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비알코올성'으로 분류하던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비만·당뇨·고지혈증 등 대사 이상이 근본 원인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제 간질환 학계에서는 최근 지방간염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이 아닌 '대사성 지방간염(MASH)'으로 명명하며, 술을 마신 여부가 아닌 '대사 건강 상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방간염은 이제 단순한 간의 문제가 아닌,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대사질환으로 보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안수열 원장(우리들내과의원)과 함께 지방간염의 개념 변화와 원인,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관리법까지 자세히 짚어본다.


Q. 최근 지방간염의 개념이 '비알코올성'에서 '대사성'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어떤 배경이 있나요?
과거에는 '비알코올성'이라는 용어처럼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지방간염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비만, 인슐린 저항성,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 지방간염의 근본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제적으로는 '대사기능 이상 지방간염(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MASH)'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술을 마신 여부보다는 대사 장애와 대사증후군이 지방간염의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앞으로는 '비알코올성'이라는 구분보다 '대사성'이라는 개념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대사증후군(메타볼릭 신드롬)은 지방간염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여러 대사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방간염(MASH)은 이러한 대사 이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대사장애가 간 내 지방 축적과 염증 반응을 일으켜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지방간염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대사증후군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Q. 장내 미생물 불균형도 지방간염과 관련이 있나요?
과거에는 지방간염이 과식이나 운동 부족 같은 단순 생활습관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대사질환이 장내 미생물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디스바이오시스)'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장 점막의 투과성이 높아지고, LPS(지질다당체) 같은 독성물질이 혈류를 타고 간으로 유입되어 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실제로 대사기능 이상 지방간염(MASH) 환자에서는 유익균이 줄고 유해균이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나며,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동물에서도 지방간염이 발생하는 등 인과관계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Q. 지방간염 환자에게서 실제로 관찰되는 장내 미생물의 변화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대사성 지방간염(MASH) 환자에서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유익균은 줄고, 유해균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장벽의 투과성을 높이고(leaky gut), 결국 간 내 염증과 대사 이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Q. 지방간염의 진단과 치료에 장내 미생물 분석이 실제로 활용될 수 있나요?
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저하나 특정 균종의 변화가 지방간염의 조기 진단, 예후 예측, 맞춤형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유산균, 포스트바이오틱스, 박테리오파지 등을 활용한 맞춤 치료법이 개발 중이며, 메타지놈 분석을 기반으로 한 미생물 진단 및 치료 기술이 향후 지방간염 관리의 핵심 도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Q.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지방간염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나요?
네, 도움이 됩니다. 최근 임상연구와 동물실험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와 그 대사산물인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장내 미생물 균형을 회복시키고 간 내 염증과 지방 축적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비피더스균(Bifidobacterium) 같은 유산균은 간 효소 수치 개선과 염증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장 점막 보호, 면역 조절, 염증 완화에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을 기반으로 한 보조 요법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보다 장기적이고 대규모 연구가 필요합니다.

Q. 지방간염은 간에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과도 관련이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대사성 지방간염(MASH)은 간에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암(간암, 전립선암, 자궁암 등)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 핵심에는 인슐린 저항성과 만성 염증이 자리 잡고 있으며, 실제로 지방간염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2~3배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즉, 지방간염은 단순한 간 질환이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대사질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Q. 지방간염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은 무엇인가요?
우선 체중 감량과 함께 규칙적인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이 중요하며, 단순히 살을 빼는 것뿐 아니라 근육량을 늘리고 체형을 개선하는 것도 대사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7~10%의 체중 감량만으로도 간 내 지방 축적과 염증이 크게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식이요법으로는 지중해식 식단, 식이섬유·채소·견과류·생선 중심의 식사가 권장되며, 가공식품, 설탕, 포화지방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Q. 지방간염 환자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관리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방간염은 단순한 생활습관병이 아니라, 대사증후군과 장내 미생물 변화가 깊게 관여된 만성 대사질환입니다. 치료와 예방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이며, 여기에 유산균·포스트바이오틱스와 같은 미생물 기반 치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방간염은 만성 염증을 통해 심혈관질환과 암 등 전신질환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와 통합적인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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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