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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5만명이 다녀간 서울국제도서전 현장 풍경. 연합뉴스 |
15일 문학·출판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전에는 역대 최다 관객인 15만명이 몰리며 아이돌 가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관람객 상당수가 ‘젠지’(Z세대)로 불리는 1020 젊은층이었다. 이후 문학·출판계에서는 이 세대가 문학을 ‘힙한 것’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이 현상을 ‘텍스트힙’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텍스트힙 현상과 맞물려 도서전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굿즈’ 혹은 한정판 책을 구매하려는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일부 ‘책 덕후’를 위한 행사에 불과했던 도서전의 대중적 인지도가 이토록 높아진 것은 2019년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의 참여가 주효했다고 보는 출판계 관계자도 있다.
유례없는 관심 속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도서전을 향한 관심이 과열되며 ‘얼리버드 기간’이던 지난 9일 모든 티켓 판매가 마감됐기 때문이다. 애초 도서전 측은 개막일인 18일부터 현장에서도 일부 티켓을 판매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현장의 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해 계획을 바꿨다. 항의가 빗발치자 도서전 측은 “실내에서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안전과 사고에 대비해 공간 내 수용 가능 인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정가(성인 기준 6000원)에 웃돈을 얹은 티켓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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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소설가 장류진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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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소설가 김기태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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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소설가 장강명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
책이나 방송, 유튜브에서만 만나던 작가와 직접 소통할 다양한 기회가 현장에 마련된다. 소설가 장강명은 ‘매일 수천 편의 장편소설을 쓰는 인공지능(AI)이 나타난다면’을 주제로 AI 시대의 문학과 예술에 대해 가수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요조와 대화를 나눈다. 소설가 김기태와 장류진은 ‘마음껏 길을 잃어 보기로 해’라는 제목으로 현대인의 불안과 모순을 문학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살핀다. 소설가 조예은과 최진영 그리고 문학평론가 양경언은 ‘망하도록 두기엔 너무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제목 아래 비관적 전망이 가득한 시대에 희망과 낙관의 근거는 무엇인지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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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소설가 조예은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
도서전에서 소설가나 시인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영화감독 박찬욱은 문학평론가 신형철과 함께 ‘믿을 구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드보이’나 ‘아가씨’ 등 박찬욱은 원작 만화나 소설이 있는 작품을 자주 영화화한다. 문학은 그에게 영감을 주는 ‘믿을 구석’인 셈. 이 밖에도 유튜브와 방송을 넘나들며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궤도와 바둑기사 이세돌이 AI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망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최근 문학 출판사를 차린 배우 박정민, 전 헌법재판관 문형배도 도서전에서 얼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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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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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배우 박정민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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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전직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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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영화 감독 박찬욱 등 다채로운 분야의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Winnie Yeung ·Visual Voices |
도서전에서 공개되는 신간도 눈에 띈다. 최진영의 창작노트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핀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가 백민석과 황모과의 작품을 엮은 ‘파라-다이스’(연립서가), SF어워드 단편 대상 수상작의 세계관을 확장한 소설가 백사혜의 연작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허블) 등이다.
이번 도서전 주빈국으로는 대만이 초청됐다. 지난해 ‘귀신들의 땅’으로 사랑받은 천쓰홍을 비롯해 천쉐 등이 한국을 찾는다. 장자샹(‘밤의 신이 내려온다’), 류즈위(‘여신 뷔페’) 등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을 들고 온다.
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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