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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선발 드류 앤더슨의 위력, 그리고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져 헐거워진 타선을 실감해야 했던 가운데 마운드에 있던 이민석(22·롯데)은 패전을 안고도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이민석은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던지며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선전했다. 6회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홈런 한 방을 얻어맞은 것이 뼈아팠지만, 이날 이민석의 투구는 롯데의 현재와 미래에 강렬한 가능성을 남겼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힘이 다소 빠지는 양상은 있었지만 침착하게 상대 타선을 제압하며 경기를 끌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패스트볼은 물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잘 섞어 던지면서 완성형 선발로 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스태미너야 아직 젊은 선수니 시간이 가면서 늘어날 것이고, 그렇다면 패스트볼 평균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20대 초반 선발 자원으로 클 수 있다. 리그에서 몇 없는 축복이다.
개성고를 졸업하고 2022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이민석은 신인 시절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이 겹치며 한때는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했고, 팀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틈을 타 1군에 올라왔다. 5월 5일 올 시즌 첫 1군 등판이자 선발 등판을 가진 이민석은 이후 팀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며 5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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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석이 최근 이어진 롯데의 1차 지명 잔혹사를 지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이민석이 자리를 잡으면 다른 선발 후보들은 자리를 잃게 된다. 앞으로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이 어떻게 돌아갈지도 흥미로워졌다.
외국인 에이스로 생각했던 찰리 반즈의 부상 공백을 대체 선수인 알렉 감보아가 잘 메운 가운데, 터커 데이비슨까지 두 명의 좌완 외국인 원투펀치는 수준급이다. 최근 부진으로 경기력 조정차 2군에 가기는 했지만, 토종 에이스 박세웅의 이름을 빼놓고 롯데 로테이션이 완성될 수는 없다. 세 선수는 확정적이다.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올해 선발로 뛴 경력이 있는 나균안 김진욱 한현희 이민석 등이 다투는 모양새가 지금으로서는 유력하다. 박세웅이 돌아오는 시점이 1차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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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진 선수들은 김진욱과 한현희다. 김진욱은 올 시즌 6번, 한현희는 2번 선발 등판한 경험이 있다. 시즌 초반부터 근래까지는 외국인 두 명과 박세웅, 나균안까지 네 명은 고정으로 돌고 나머지 5선발 자리를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봤는데 성과들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김진욱은 시즌 12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9.67, 한현희는 3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6.23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지금은 2군에 있다.
이를 틈타 기회를 잡은 이민석이 앞서 나가면서 이제 두 선수의 재도전과 향후 활용 방안도 관심을 모은다. 2군에서 예비 선발로 두는 방법도 있고, 불펜에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롯데 마운드 사정이 넉넉한 편은 아닌 만큼 어쨌든 두 선수의 경기력을 정상화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의 명예회복을 다짐했던 한현희, 입대까지 미루고 팀에 남은 김진욱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민석이 반전을 만들었듯이, 두 선수도 그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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