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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日 닛케이 지수의 교훈

매일경제 우수민 기자(rsv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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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日 닛케이 지수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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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분기 성장률 4.3%…시장 예상 상회
올해 초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가 4만선을 재돌파했다. '잃어버린 30년'을 되돌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3만7000선까지 내려왔지만 버블경제 정점이던 1989년에 여전히 근접한 수준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며 지수 하단을 떠받친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가 부양의 중심에는 외국인이 있었다. 일본 증시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불러들인 건 아베 신조 전 총리였다.

아베 정부는 저성장 탈피를 위해 기업 지배구조 개혁 카드를 꺼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 국내외 행동주의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진했다.

오늘날 한국에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지난 4월 2300선 아래로 추락했던 코스피는 이달 2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2900선을 돌파해 3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중심에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이 있다. 현실화할 시 소액주주 권익 보호가 명문화되는 만큼 전 세계 행동주의펀드 유입의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식시장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투자 수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이 경우 "기업들의 자본 조달도 쉬워질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실제로 부동산에 잠식된 한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초유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성장률이 가장 낮았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장사들은 연일 유상증자에 나서지만 오랜 주가 부진에 지친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영미식 주주자본주의로의 전환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한국 경제가 마주한 시대적 숙명일 수 있다. 당장 상장사 경영진은 낯선 변화에 불안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문 앞의 야만인들'도 그사이 진화를 거듭했다. 경영진을 쏘아붙이던 '주주행동주의'를 넘어 경영진의 조력자를 자처하는 '주주관여' 펀드 시대가 오고 있다.


방법론에서 다름은 있겠으나 이들 펀드와 경영진 모두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본질은 같다. 기업과 자본시장의 현명한 소통이 한국 경제에 새 활력을 되찾아오길 바란다.

[우수민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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