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지난해까지 선수단과 동고동락했던 추 보좌역이었던 만큼 코칭스태프, 그리고 후배들의 필승 의지가 강한 경기였다. 선수단 내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라는 의지가 새어 나왔다. 13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불펜도 총력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실제 SSG는 경기가 빡빡하게 진행되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로운 노경은이라는 필승조에 마무리 조병현까지 투입하는 등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경기 결과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선발 김광현의 6이닝 2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상대 선발 알렉 감보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6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쳤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불펜이 추가 실점을 하며 1-4로 뒤진 채 9회까지 왔다.
기회는 있었다. 상대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9회 선두 박성한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선수단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어 오태곤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면서 단번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주자들의 움직임이 꼬였다. 2루 주자와 3루 주자가 모두 걸음을 옮기는 과정에서 애매하게 서 버렸고, 결국 런다운 플레이에 걸렸다. 3루 주자 박성한은 그 사이 홈을 밟았지만, 2루 주자 오태곤은 끝내 아웃됐다. 1점을 얻었지만 그대로 끝이었다. 최악의 결과였다.
머리를 식히고 나온 지금, SSG는 이 장면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숭용 SSG 감독은 15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당시 상황에 대해 주자들이나 코칭스태프를 크게 탓하지는 않았다. 다만 원론적으로는 “3점 차이면 안 들어오는 게 맞는다”면서 “그런데 2루 주자가 리드가 너무 컸다”고 그 상황에서 실패한 이유를 분석했다.
이 감독은 이를 테면 1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는 콘택트 플레이로 3루 주자가 맞는 순간 무조건 홈을 향해 달리는 것이 맞지만, 3점 차이면 무리시키는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자들에게 미리 줘야 한다고 했다. 물론 선수들도 야구를 오래 한 만큼 이를 잘 알고 있지만 사실 또 막상 타구가 나오면 순간적인 본능에 움직일 수도 있다. 그래서 코치들의 몫이 중요하다. 한 번 듣고 플레이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감독은 “점수 차이, 상황 등을 다 읽고 미리미리 선수한테 인지를 시켜줘야 한다. 더그아웃에서도 하지만 그래도 주루 코치가 제일 선수들과 가깝게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조정해야 한다”면서 “조동화 코치도 배워가는 것 같다. 준비하고 이런 과정들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잘 이겨내야 한다. 코치들이 해야 할 역할이 선수들하고 같이 잘 해서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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