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내수 시장서 가격할인·출혈경쟁으로 곪는 중
상위 9개사, 부품값 지급일 200일→60일 이내 단축 선언
부품값 하락에 제때 못받는 업체 줄도산…中 정부 경고
"현금흐름 적자전환…예전같은 저가 출시 힘들어질듯"
상위 9개사, 부품값 지급일 200일→60일 이내 단축 선언
부품값 하락에 제때 못받는 업체 줄도산…中 정부 경고
"현금흐름 적자전환…예전같은 저가 출시 힘들어질듯"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세계 최대 규모 중국 전기차 시장이 자국 업체들의 출혈 경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무분별한 가격 낮추기 경쟁에 중국 정부가 제동을 걸면서 내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예전 같은 저가 전략을 쓰기 어렵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전기차 라인업으로 무장하고 글로벌 시장 대응 예정인 국내 완성차 업계에 기회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전기차 1위 BYD, 지리, 창안, 광저우자동차 등 중국 전기차 상위 9개 업체는 부품 구매대금 지급일을 기존 200여일에서 60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보통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부품 구매대금 지급 기간은 30~60일인데 비해 중국 전기차 업체는 최대 205일로 4배 가까이 길다. BYD 등은 협력사에게 바로 부품값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만기일 200일짜리 어음을 발행한다. 이렇게 BYD가 협력사에게 지급하지 않은 어음만 400억위안(약 7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상적으로 긴 부품 구매대금 지급 기간 덕에 중국 업체들의 경쟁적인 저가 마케팅이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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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BYD) 씰. (사진=BYD) |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전기차 1위 BYD, 지리, 창안, 광저우자동차 등 중국 전기차 상위 9개 업체는 부품 구매대금 지급일을 기존 200여일에서 60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보통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부품 구매대금 지급 기간은 30~60일인데 비해 중국 전기차 업체는 최대 205일로 4배 가까이 길다. BYD 등은 협력사에게 바로 부품값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만기일 200일짜리 어음을 발행한다. 이렇게 BYD가 협력사에게 지급하지 않은 어음만 400억위안(약 7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상적으로 긴 부품 구매대금 지급 기간 덕에 중국 업체들의 경쟁적인 저가 마케팅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질적 초장기 어음 관행이 출혈경쟁과 맞물려 부품사들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했고, 상당수가 도산에 몰리게 됐다. 이에 중국 정부가 부품업체 쥐어짜기를 자제하라고 압박하자, 상위 9개사들이 부품값 지급 기한 단축을 선언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BYD의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43.4% 증가한 413만700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1% 역성장한 테슬라(178만9000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팔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상황은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으로 이룬 세계 전기차 1위’라는 중국의 부실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초고성장 전략이 되레 자승자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 전기차 업계로서는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저가 전략이 불가능해진다면 비교 우위에 있는 성능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날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기아는 신차 EV4에 이어 PV5를 출시했으며 내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 EV2까지 준비돼 있다. KG모빌리티도 지난 12일 독일, 스페인 등에 무쏘EV, 토레스 하이브리드 1000여대를 수출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팀장은 “중국 전기차 업체의 부품값 지금일이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 대부분 업체의 영업현금흐름은 적자전환하고 전과 같은 가격 경쟁이 불가능해진다”며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업체가 나타날 텐데 가격 외 기능에서 우위에 있는 현대차·기아에는 큰 호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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